졸업생 절반 이상 SKY 진학…경제·산업계서도 두각대원외국어고등학교(서울 중곡동·교장 최원호·사진)가 오는 11일로 외고 개편 20주년을 맞는다. 1984년 평생교육시설로 설립된 이 학교는 1992년 2월 외국어고가 됐다. 초기 졸업생들이 40대 초·중반으로 접어든 이 학교는 한국의 신흥 파워 엘리트 산실로 자리 잡았다. 2010년 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회 졸업), 설윤석 대한전선 부회장(3회) 등 동문이 각각 최고경영자로 승진하면서 경제·산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입시 명문일 뿐" 한계 지적도
◆각계 엘리트 산실로 자리매김
대원외고 학맥은 법조계에서 두드러진다. 1990년대 중반부터 사법시험 합격자가 늘어나 최근엔 연간 40~50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법시험 합격자 수는 163명으로 한영외고(66명·2위), 대일외고(44명·3위) 등을 압도한다. 대법원 자료(2011년 5월 기준)에 따르면 2607명의 현직 판사 중 대원외고 출신이 79명으로 경기고(39명)를 제치고 단일 고교로는 가장 많다. 검사 수도 45명으로 순천고(33명) 전주고(23명) 등을 제치고 1위다.
대원외고 법조계를 이끄는 좌장은 김윤상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이 자리는 법무부 내에서도 요직으로 김 과장은 2010년 청주지검 영동지청장에서 영전했다. 2009년 사법연수원 사상 처음으로 ‘만점 수료’를 기록한 정현희 서울중앙지법 판사도 이 학교 출신이다.
외무고시에서도 초강세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005~2008년 외시 합격자 110명 중 대원외고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행정고시에도 60여명이 합격, 각 부처에서 일하고 있다.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3회), 최문규 한신공영 상무(4회), 박상순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2회) 등도 이 학교 동문이다.
◆졸업생 절반이 ‘SKY대학’ 진학
대원외고 졸업생의 절반 이상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소위 ‘SKY대’에 진학한다. 작년에만 서울대 71명, 고려대 119명, 연세대 101명 등 SKY대에 291명이 입학했다. 지난해까지 SKY대 누적 진학자는 8314명(서울대 2330명·고려대 3208명·연세대 2776명)으로 전체 졸업생(1만5000여명)의 55%에 달한다.
◆‘입시명문’이라는 한계도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원외고는 과도한 입시 위주의 교육풍토가 만들어낸 ‘입시 명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입시 제도 개편에 따라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2010년과 작년 말 입시에서 경쟁률이 1.4 대 1(2009년 2.1 대 1)로 뚝 떨어졌다. 교육 당국이 외고를 사교육 조장의 주범으로 보고 입시에서 내신 비중을 높이자 최근에는 외고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외고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창호 대원외고 교감은 “학생들이 입시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인성 교육을 철저히 한다”며 “영국 명문 이튼칼리지와 같이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