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고향시장·군수] "역사ㆍ문화고장 강진, 친환경 산단 조성…'명품 도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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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전남개발공사 사장-황주홍 강진군수'개발의 달인'과 '행정의 귀재'.전남 강진이 태 자리인 김주열 전남개발공사 사장(58)과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60)를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마량~신전면 해변도로 56km 멋진 마라톤 코스로 개발
'강진 드림팀제' 전국 확산땐 대한민국 성장률 1% 오를 것
황 군수는 재임 6년여 동안 지방 변두리 강진을 인구가 늘어나는 귀농 1번지,스포츠 동계훈련 메카 등으로 바꿔 놓았다. 김 사장도 기업들조차 수익성이 없다며 포기한 각종 개발사업을 재조정하는 수완을 발휘,만성적자에 허덕여온 전남개발공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들이 만나면 서로에게 할 말이 많다. 개발과 행정의 경험을 서로 조언하면서 '고향사랑'이란 공감대를 키워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모처럼 강진에서 다시 만났다.
▼김 사장=고향에 올 때마다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어릴 적 고향의 기억 중 태반이 가난과 고생이었는데 요즘 사람들 표정이 밝은 게 참 인상적입니다.
▼황 군수=제가 태어난 대구면 백사리도 그땐 사람들 형편이 꽤 어려웠었지요. 기억에 남는 건 백사리 마을이 고려청자 가마터 인근이어서 청자 쪼가리들이 많이 굴러다녔습니다. 집집마다 청자 한두 개씩은 있었는데 먹고 살려고 헐값에 팔거나 외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어요. 보관을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지금은 30여 작가들이 개인요(個人窯)를 운영하면서 다시 고려청자의 명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대구면 일대가 대구소로 불리며 유일한 왕실관요 소재지라는 옛 명성이 요즘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게 그래도 큰 위안이지요.
▼김 사장=제 고향 군동면은 전기도 안 들어온 산골마을이었습니다. 금천초등학교 시절 쇠줄로 끄는 나룻배로 학교를 다녔는데 건너편에서 사람이 와야 배를 탈 수 있어 불편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홍수가 나면 배가 떠내려가 3~4일은 학교를 못 갔지요. 아마 그때부터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황 군수=저도 적당한 정도의 개발론자입니다. 환경보전을 등한시해서는 안되겠지만 강진엔 개발이 좀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사장=그런 측면에서 전남개발공사가 강진 성전산단 개발을 맡게된 건 다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전산단이 2013년 완공되면 강진의 산업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겁니다. 하지만 평소 말씀해오신 것처럼 이왕에 아껴둔 땅 아무렇게나 개발하면 안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고 환경적 측면도 고려한 명품산단으로 조성할 작정입니다. '편안한 나루'라는 뜻의 강진(康津)에는 구강포를 중심으로 유적이 많습니다. 유적을 보러와서 하루 이틀 묵었다 갈 수 있도록 대구 칠량 도암 신전면 일대에 옛날과 현재가 어우러진 개발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 군수=지난번 이야기하신 개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중입니다. 강진만은 바다지만 호수처럼 잔잔해 지난 20여년간 태풍피해가 없었습니다. 특히 해안가를 중심으로 멋드러진 절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점을 활용해 자전거 산책도로와 조깅코스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강진에는 황영조배 청자마라톤대회가 6회째 개최되고 있습니다. 마량에서 신전면 사초리까지 해변도로 56㎞를 마라톤코스로 개발하려 합니다. 아직 20㎞가 덜 만들어졌지만 자전거와 사람들만 다니는 멋진 길을 만들 겁니다.
▼김 사장=강진에는 공무원들이 특히 친철하더군요.
▼황 군수=잘 보셨습니다.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게 지역화합과 공직자의 무한헌신 두 가지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는 '드림팀제'라는 기업형 조직체계를 도입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어요. 이를 통해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200억원대 장학기금 마련,스포츠팀의 전지 훈련 메카화,청자산업의 명품화 및 세계화 기반 구축 등 많은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팀제는 고객중심의 제도로 '강진형 드림팀제'가 전국에 확산된다면 1년 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이 1% 이상은 올라갈 겁니다.
▼김 사장=팀제가 효율적인 제도임에는 분명한데 공무원들의 업무 특성으로 보아 기피하고 있는 분위기는 없습니까 ?
▼황 군수=그래서 요즘 주민들에게 이런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퇴임한 뒤 차기 군수가 33년된 청사 허물고 새청사 지으려거나, 팀제 해체하려고 하면 못하게 하라고요.
▼김 사장=처음 만났을 때 대부분 사람들이 건설부문 예산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데 반해 군수님은 체육과 문화 예산확보에 주력하는 걸 보면서 좀 다른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앞으론 어떤 시도를 할 생각인지요 ?
▼황 군수=목표가 있다면 '대한민국 정직수도' '대한민국 친절수도' 강진을 건설하는 겁니다. '강진군은 정직한 영농을 하고 친절하게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다. ' 그런 평가를 받는다면 농산물 판매가 늘고 강진을 찾는 외지인도 증가할 겁니다. 이것이 군수로서 고향에 대한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