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원개발, 북한에 눈 돌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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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등 인프라건설 중국이 선점…對北 광업투자 新경협 모델 삼길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나날이 치솟으면서 최근 중국이 추진하는 동북지역 개발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북 · 중 간 인프라 협력 확대로 중국의 북한 자원 선점 가속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창지투(창춘 · 지린 · 투먼) 개발로 불려지는 중국의 동북지역 경제진흥 계획은 창춘~지린~두만강을 종합 연계 개발하고,동해지역까지 물류를 연결해 대외 교역을 활성화하는 경제진흥 전략이다. 이 계획은 동해의 물류거점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미 북한 나선항 1호 부두의 장기 사용권을 확보했으며,청진항에 대한 사용권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중국 훈춘과 북한 나선 간 고속도로 건설,투먼지역과 청진 간 철도건설도 협의 중이다.



북한 역시 창지투 개발을 계기로 중국의 자본과 인프라 투자를 끌어와 북한의 동북부 지역을 외자유치 및 대외교역 활성화의 최선단 지역으로 개발하려는 구상이 엿보인다. 작년 초 북한은 나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하고 나선특구법도 개정했는데 이는 해외 투자를 용이하게 하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같이 중국의 창지투 개발을 계기로 북 · 중 간 물류와 인프라 협력이 확대되면 철도와 항만,전력 등 인프라 제약으로 부진했던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이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수많은 광산개발 협상을 벌였으나,실제 성사된 것은 5~6건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북한의 제도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빈약한 인프라 설비가 광산개발 투자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의 인프라는 어느 한 부분만 보완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광산 개발에 관련된 거의 전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도로와 철도의 신설,항만설비의 개선사업들이 계속 확대된다면 광산개발의 인프라 제약을 해소하면서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광산개발과 다양한 자원임가공 사업을 창출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여기에다 북 · 중 간 전력인프라 사업까지 확대된다면,북한의 자원산업은 중국 기업에 예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유기업인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가 북한과 체결한 20억달러 상당의 투자의향서에는 화력발전소를 세우는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돼 이런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더구나 나선지역과 가까운 곳에는 북한의 자원보고인 단천이 있다. 단천은 세계 1~2위급의 마그네사이트 광산과 함께 아연,몰리브덴 등 다양한 종류의 광산이 집합해 있는 곳이며, 자원임가공산업이 발달한 북한 최대의 자원산지이다. 최근 북한은 너무 낡아 사용하지 못했던 단천항을 현대적인 무역항구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중국이 투자한 뒤 항만 이용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자원은 향후 남북 간 협력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분야다. 북한에서 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2%,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북한에선 드물게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산업이다. 따라서 남한의 대북 광업투자는 남한의 원료자원 확보에 기여할 뿐 아니라 초기단계에서 북한의 경제개발을 선도하는 상생의 협력사업이다. 또한 대규모 인프라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남북 간 '신경협 모델'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최근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북 · 중 간 인프라 협력 확대는 자원을 매개로 한 남북 간의 소중한 상생협력 기회를 상실시키는 것 같아 아쉽다. 비록 북한의 행태들이 남북 관계를 경색국면으로 치닫게 하고 있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다각적인 대북 자원협력 방안들을 모색하는 전략적 자세가 필요하다.



정우진 < 에너지경제硏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