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시장 개척] "BRICs 넘어 VISTA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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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신흥국 공략 가속

올해 한국 기업들의 성장 화두는 '이머징 마켓'이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전통적인 선진 수출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는 팽창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에서도 신흥시장 개척은 필수적이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은 이제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으며,이는 한국의 수출 기업들에는 기회 상실의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흥국의 부상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머징 마켓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 선진국들이 재정 적자와 내수시장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휘청거리는 사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폴란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은 금융위기의 직격탄에서 벗어나 신흥 세력으로 부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소득 수준,수출 품목 다변화 정도,세계 금융시장과의 통합 수준에 따라 신흥 · 개도국 시장 149개,선진 시장 33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같은 분류를 기초로 2008년 이후 신흥국과 선진국의 성장률 차이는 왜 이머징 마켓이 주목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선진국들이 2009년에 -3.2%로 뒷걸음질을 친 데 비해 신흥국들은 그해 2.5%의 성장을 달성했다.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된 작년에도 신흥국의 성장률은 7.1%로 선진국(2.7%)을 압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북미,유럽에서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수와 자원



신흥국들은 잠재력이 풍부한 내수시장과 풍요로운 자원을 무기로 전 세계 주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만 해도 2009년 3조달러였던 내수 규모가 2015년엔 5조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의 각 성을 하나의 국가로 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월드컵,올림픽을 연달아 개최할 브라질에서는 수조원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오는 4월엔 글로벌 철도산업계의 최대 이슈인 브라질 고속철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5일 브라질 공장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고,LG전자도 상파울루 내륙지방에 있는 파울리니아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3억2000만~3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 백색 가전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동국제강은 이미 브라질 고로제철소 건설에 대한 투자 플랜을 짜놓은 상태다.



'비스타'(VISTA)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아르헨티나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브릭스에 이어 향후 세계 경제의 강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세계 4위의 인구와 97억배럴의 원유,세계 1위의 니켈,세계 3위의 동 · 주석 산지라는 강점은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소다.



◆전통의 강호들도 신흥시장에 군침

하지만 우리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미국 EU 일본 등 전통의 강자들도 이머징 마켓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앞다퉈 선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작년 초 이례적으로 수출 확대 전략을 내놨고,일본도 엔고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흥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볼륨 존(Volume Zone)'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소니가 삼성,LG전자를 잡기 위해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대국들이 지역 맹주를 자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만만치 않은 난관이다. 중국은 3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아프리카 아세안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브라질도 남미국가연합(UNASUL) 등을 통해 제3세계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한선희 KOTRA 통상조사팀 처장은 "신흥국 정부가 토종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만들고,시장 진입의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