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의 다양한 유형
3D영화 관람하다 어지럼증…눈·뇌 시차로 '아바타 두통'
화학조미료 많은 자장면·차가운 아이스크림도 유발
女배란기 호르몬 변화 '편두통' 뇌질환 초기 두통 증상 동반도
자산 가치는 떨어지고 자녀들 취업은 바늘구멍 뚫기다. 가만있어도 머리가 욱신거린다.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즐겨먹는 음식이나 최근 나온 3D 영화까지도 두통을 부른다. 이른바 '아바타 두통'이다. 다양한 두통의 원인과 대처법에 관해 박광열 · 안석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3D 영상이 부른 아바타 두통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일반인 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가 입체영화를 보다가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6.5㎝ 떨어진 양눈으로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고 뇌는 양눈이 인식한 두 이미지를 종합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은 두 개의 카메라로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 구현한다. 이때 겹쳐져 보이는 두 이미지를 특수 안경을 통해 분리해서 보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을 시청하면 왜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생기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3D 영상은 실제 인간의 눈과 뇌가 만들어 내는 시각 정보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뇌가 쉽게 피로해지고 이런 증상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영화 관람을 중지하면 호전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이나 고혈압 · 뇌졸중 환자 등은 3D 영상이 유발한 두통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하는 게 좋다.
◆자장면,아이스크림 등 음식물 두통
'차이니스 레스토랑 신드롬'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화학조미료가 다량 함유된 자장면 등 중국음식을 먹으면 두통 메스꺼움 무력감이 초래될 수 있다. 특히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은 소량 섭취할 경우 몸에 이렇다할 반응을 일으키진 않으나 빈속에 다량 먹으면 문제를 일으킬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자주 먹는 차가운 아이스크림은 앞머리 중앙과 관자놀이 주변에 얼얼한 두통을 초래할 수 있다. 찬 음식이 두피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을 방해하면 뇌속에서 피로물질인 젖산과 노르에피네프린이 한꺼번에 분비된다. 이럴 경우 뇌 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두통이 초래된다. 또 개인별 특성에 따라 초콜릿 치즈 와인 바나나 땅콩 호두 등이 두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 통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약물 금단성 두통
카페인은 두통에 대해 두 개의 얼굴을 가진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두통을 유도한다. 반면 두통이 시작되면 뇌 내 혈관을 수축시켜 통증유발물질이 덜 나오게 하기 때문에 진통 효과를 낸다.
카페인이나 에르고타민,트립탄 계열의 약물처럼 혈관수축 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된 두통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점점 약에 의존하게 되고 종국엔 두통이 악화된다. 이들 약은 두경부 혈관의 수축작용을 돕는데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반사적으로 혈관벽에 분포하는 신경말단을 자극해 염증과 두통이 초래된다. 원인이 되는 약을 바로 끊고 전문의로부터 적합한 약과 복용량을 처방받는다.
◆여성호르몬 농도 변화로 인한 편두통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에는 크게 머리와 목을 감싸는 근육이 경직되는 긴장성 두통과 뇌 속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 또는 확장하는 과정에서 통증유발물질이 나오는 편두통이 있다. 편두통은 여성이 월등하게 많은 반면 긴장성 두통은 남녀가 비슷하거나 여성에게 다소 많으며 음식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편두통을 겪는 여성은 대개 배란기와 월경 기간에 증상이 악화돼 편두통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등) 농도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경 시작 직전에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출산 직후,난소 절제수술 후,먹는 피임약의 일시 중단으로 급격하게 감소할 때 편두통이 잘 나타난다. 반면 임신 기간에는 에스트로겐이 높게 유지되고,폐경 후에는 낮은 농도로 지속돼 편두통이 완화되는 경향을 띤다. 여성호르몬 급변기에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뇌질환 의심되는 '위험한' 두통
대부분의 두통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전체 두통환자의 3~5%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으로 진단된다.
단순히 머리가 자주 아픈 것만으로는 뇌졸중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통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입술이 돌아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혈관 일부가 풍선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파열은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구토,사지마비를 동반한다. 40대 남성에게 잘 생기며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의심될 경우 무조건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종양은 인구 10만명당 3~5명에게 발생하는 흔치 않은 병으로 조기발견이 어려운 편이다. 두통과 함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을 겪으며,잠에서 깰 때는 두통이 심하지만 낮에는 두통이 감소하고,기침이나 운동 등 자세가 변할 때 두통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