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거부' 이민주 회장, 심텍에 242억 투자(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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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거부', '투자의 귀재' 등으로 알려진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심텍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회장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여서, 사실상 이 회장이 직접투자하는 셈이다.



심텍은 자사주 매각대금으로 그동안 회사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던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를 조기청산해 부담을 던다는 계획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심텍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485만8980주(17.86%) 가운데 420만주를 기관에게 주당 1만1000원씩, 총 462억원에 장개시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처분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가 220만주를, 나머지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가져갔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키코 조기 청산에 대비한 자금 확보 측면에서 국내 10여곳의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사주를 취득한 기관들에 대해 밝히기는 힘들다"며 "일부 지분 공시를 하게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심텍은 2008년 키코로 인해 151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3월 '자본잠식률 50% 이상 및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퇴출 기준에 해당됐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란 점에서 개선 기간 2년을 부여받았다. 이후 지난해 실적 호전과 환율 하락으로 자본잠식률 50% 미만으로 회복하고 자기자본 10억원 미만사유를 해소하면서 회생했다.

지난해에도 반도체 업황 호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심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4966억원,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9.68%와 44.3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93억원으로 전년도 151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심텍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305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D램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 심텍의 실적 호전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DDR3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LIG투자증권은 "메모리 시장 호황과 함께 DDR2에서 DDR3로의 급격한 변화는 심텍의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며 "지난해 보드온칩(BOC) 및 모듈PCB를 합친 DDR3 매출비중은 26%였으나 올해 DDR3 매출비중은 42%로 16%p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심텍의 실적은 당초 추정치인 매출액 5871억원과 영업이익 641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주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심텍에 투자한 상태다. 그는 지난해 12월 심텍이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당시 50억원을 투자했다. 직후 워런트 절반은 심텍의 대주주인 전세호 대표이사가 취득, 이 회장은 25억원에 해당하는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워런트는 올해 12월 22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데 심텍의 주가가 크게 상승해 전량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회장이 행사가액 6000원으로 전량 행사한다면 심텍 주식 41만6666주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장은 2000년 설립한 종합유선방송사 C&M 지분을 작년 3월 1조4600억원에 매각한 이후 현재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부호 순위에서 16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말 자신이 소유한 투자사 에이티넘파트너스를 통해 미국 석유개발사인 SEI(Sterling Energy USA) 지분 99%를 90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생명 장외주식을 통해서도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