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3,153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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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익(尹泰翼) < CMC의식경영컨설팅 대표 www.yoontaeik.com >



이런 우화가 있다.농부에게 노새가 한 마리 있었다고 한다.그런데 노새가 그만 마른 우물에 빠져버리고 말았다.노새를 구해낼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심하던 농부는 정든 노새가 오래 고생하지 않고 빨리 죽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을 했다.농부는 이웃사람들을 불러모아 우물을 메우기 위해 흙을 쏟아 부었다.처음 흙이 떨어지자 노새는 공포에 질려 크게 울기 시작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흙을 어느 정도 퍼 넣고 난 후 농부는 궁금함에 우물 속을 한번 들여다보았다.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다.노새는 등 위로 흙이 한 삽 한 삽 떨어질 때마다 상상 밖의 방법으로 그것을 처리하고 있었다.몸에 얹힌 흙을 신속하게 바닥으로 털어내어 발로 다지는 것이었다.그리하여 마침내 노새는 무사히 우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간도 이와 마찬가지다.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세상은 컴컴한 우물 속과 같고,우리는 그 안에 갇혀 있는 한 마리 노새와 다름없다.그리고 매일같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시간이란 흙을 맞이해야 한다.



만약 당신에게 3153만6000원을 주면서 1년 동안 네 마음대로 써라,단 남은 돈은 모두 회수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돈을 남기지 않고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고심할 것이다.사실 여기서 말한 돈은 시간이다.1시간은 3600초,하루는 8만6400초,1년이면 3153만6000초가 된다.그렇다면 누구나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8만6400원이 입금되는 통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그 통장은 하루가 지나면 잔액이 남지 않는다.남은 것은 매일 밤 그냥 사라져 버린다.

군생활 때 유행했던 말이 있다.'거꾸로 달아놔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란 말이다.지겹고 힘든 군대생활이 빨리 지나가 주길 바라는 말이었다.우리는 흔히 주어진 일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빨리 가고 더디 가고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2008년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주어진 3153만6000원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무엇에 몰입할 것인가.



뭐 그냥저냥 시계는 돌고 시간은 가는 거지 뭐!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망연자실 시간이란 흙에 파묻히고 말 것이다.작은 것이라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자.우물 밖으로 나가겠다는 마음을 갖는 순간,머리 위로 쏟아지는 시간이란 흙은 두려움이 아닌,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