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의 행복] 酒력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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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술은 만약지장(萬藥之長)이라고 했다.



모든 약 가운데 으뜸이라는 뜻.물론 그 전제는 '적당량만 먹으면'일 터다.

조절만 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다.



조절 안 될 정도로 들이붓는 술문화는 주류회사에는 좋은 시장 여건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술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가벼운 술을 즐기고, 술자리를 짧게 마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참살이(웰빙) 트렌드가 퍼지고 있는 영향이다.



'웰 드링킹,해피 라이프'를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이 주류 시장 판도 변화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위스키 시장에서는 고급 프리미엄 위스키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고,맥주와 소주 시장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가 소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면서 와인 시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주류 시장의 판도 변화는 주류회사의 '셀링 파워'가 아니라 소비자의 '바잉 파워'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여성 음주자들이 늘고 있는 데 따라 낮은 도수의 소주나 맥주가 시장을 확대하는 게 이런 트렌드의 산물이다.



◆양극화하는 주류 시장



주류 시장의 판도는 한마디로 '맥주·소주의 게걸음질과 프리미엄 위스키·와인의 승승장구'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맥주업체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맥주 시장은 마이너스 0.9% 성장했다.



소주 시장은 1위 업체 진로와 추격자 두산의 임전무퇴 마케팅 싸움의 결과로 5.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릭]술한잔의 행복 기사목록




'선방'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그러나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급 위스키 소비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제품 등급별 위스키 판매량은 17년산인 슈퍼 프리미엄급이 49만4245상자(500㎖들이 18병)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고,12년산인 프리미엄급은 150만2289상자로 판매량이 2% 증가했다.



반면 6년산 스탠더드급은 판매량이 3만1262상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전체 위스키 판매량은 202만7796상자로 작년 동기에 비해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프리미엄 위스키가 발군의 성장을 한 것이다.



와인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다.



상반기 와인 수입액은 3888만달러어치로 지난해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2004년 동기보다 19% 성장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추석과 연말 특수를 감안할 때 연간으로는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와인의 약진은 상대적으로 위스키 수입 시장에도 여파를 미쳤다.



◆웰빙과 고급화가 생존 키워드



주류업계는 소비 감소세가 하반기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어 본격적인 소비 회복은 아직 멀었다며 비관적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주류업계는 수시로 영업회의를 소집하거나 매장을 찾아가 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매출 부진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불황은 반짝 아이디어나 프로모션을 통해 단기간에 회복되는 게 아니어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모든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우선 강력한 브랜드력을 유지하고 있는 '윈저17' '조니워커' 등 주력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애를 쓰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대표 브랜드인 '윈저'의 홈페이지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연극,뮤지컬,콘서트 공연 관람을 후원하는 '시티 오브 템테이션'(City of temtaition)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조수미 콘서트' 등 유명 공연 티켓을 매달 추첨을 통해 고객에게 증정하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신뢰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간판 브랜드인 '임페리얼'은 가짜가 난무하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위조주 방지 장치인 '키퍼 캡(Guala Cap)'과 '키퍼 마크(Hologram)'를 장착해 소비자 신뢰도 얻고 매출도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임페리얼 위조주 방지 캠페인'의 열기를 재현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는 지난 9월 각각 '맥스'와 '카스 아이스 라이트'를 신제품으로 내놓고 정상급 배우인 장동건과 조인성을 기용한 TV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비는 탄수화물 함량을 줄여 '배가 덜 부른 맥주'라는 컨셉트의 카스 아이스 라이트로 하이트에 빼앗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하이트 역시 '100% 보리를 사용해 더 맛있는 맥주'를 표방하며 맥스를 내놔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킨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에 이어 맥주 시장에서도 저도주·웰빙주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며 "카스 아이스 라이트는 알코올 도수가 4.2도로 낮은 데다 포만감도 적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이트는 지난 9월 출시한 100% 보리 맥주 '맥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맛있는 아이디어'를 맥스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는 것.



소주회사 간 대결도 흥밋거리다.



진로는 '참이슬 fresh'가 지리산 및 남해안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3년생 대나무를 섭씨 1000도에서 구워 만든 숯으로 정제한 천연 알칼리 소주라고 강조한다.



'죽탄과 죽탄수를 이용한 주류의 제조방법'으로 기술특허를 취득한 기존 참이슬의 천연 대나무숯 정제공법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향상시켰다고 자랑한다.



두산은 '처음처럼'이 출고가를 기존 800원에서 730원으로 70원 낮춰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끌어들인 것과 소주 성분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을 '알칼리 환원수'라는 재료로 차별화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몸에 좋은 술'은 있는 걸까.



쌀쌀해진 올 가을의 술문화 코드는 '웰 드링킹,해피 라이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