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TREND] 특보라는 자리…5명 무슨 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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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5월23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정무특별보좌관 위촉장을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인생역정에 닮은 점이 많다 해서 ‘리틀 노’라고 불리기도 했던 김특보는 이날 위촉장을 받은 뒤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 일부 기자들과 선 채 인사를 나눴다.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하시더라.” 위촉장을 주고 차 한잔의 환담에서 노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뒤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에게 다시 물어봤다. 위촉장 수여식 때 그에게 노대통령이 특별히 당부하거나 언급한 내용이 있느냐고. “지금 (청와대 비서실에는) 정무수석 자리가 없고 비서실장, 시민사회수석, 홍보수석이 이 일을 나눠서 하고 정책 관련 업무는 정책실장이 하니, 정당문화의 발전과 같은 큰 흐름을 봐 줬으면 좋겠다”고 김대변인은 전해줬다. ‘정당문화 발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대변인은 “미국의 정당제도와 비교하면서 그런 식으로 정당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정책을 놓고 서로 토론할 것은 토론하는 문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는가”라고 해석했다. 김특보는 노대통령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챙겨보겠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이름이 거창하고 무게가 느껴지지만 현실적으로는 사무실도, 전화도, 비서도, 보수도, 차량지원도 없다. 상근이 아니지만 명예직이라고 보기에는 정치적ㆍ정책적으로 힘이 실리고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업무가 뚜렷하지도 않은 다소 애매한 자리다.
다만 5명의 특보들 면면을 보면 노대통령에게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일정부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사들이다.
경제특보를 맡고 있는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특보의 역할과 관련, “이따금씩 대통령에게 필요한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경제특보가 정례적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다. 부정기적으로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 기업활동과 관련된 규제완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 본인이 겪은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노대통령에게 자문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제특보의 경우 청와대에는 정책실장, 경제정책수석, 경제보좌관이 있고 그 아래 실무경험이 있는 분야별 비서관도 있는데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포진해 특별한 의제나 현안 해법, 시각을 갖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나서 건의할 내용이 많지 않을 것이다.
특보들끼리 횡적 연대는 거의 없는 편이다. 서로간 영역이 달라 이를테면 5명의 특보가 만나 머리를 맞대고 상의할 일도 별로 없다.
김정무특보는 직함이 변했는데 사연이 있다. 노대통령은 앞서 김원기 국회의장을 정치특보로 위촉했다. 그러나 김특보가 국회의장이 되면서 그 직을 내놓게 됐고 이어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현 당의장)이 정치특보를 이어받았었다. 그러나 문정치특보는 여당이 승리한 17대 총선 후인 2004년 6월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을 계기로 정치특보에서 해촉됐다. 당시 “(당과 청와대가 분리된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의 관계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정치특보제도를 폐지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근 1년 만에 정치특보를 대신해 정무특보라는 직책이 부활됐다. 정치특보와 정무특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당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그런 의지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정치라는 용어 대신 정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치’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털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홍보수석을 거친 이병완 홍보문화수석은 직전 보직 때 수고에 대한 보답에다 재기용을 염두에 두고 곁에 두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특히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결국 국회로 되돌아갈 상황인데다 언론부문에 대한 노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을 감안할 때 집권 후반기에 재기용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화중 보건복지특보는 노대통령이 일찍부터 장관으로 낙점했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많이 챙겨온 인물이다. 그 역시 특보로서 노대통령의 중요한 판단에 기여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이들을 보면 특보는 상당부분 예우 차원의 직책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특보에 대해 “적절한 자리가 마땅치 않는 측근들에게 자리 나눠주기”라는 비판도 있다. 이정우 정책특보는 다소 예외적이다. 정책기획위원장으로 대통령자문위원회를 총괄하고 있고 사무실은 청와대 밖에 있지만 내부 참모회의인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꼭 참석할 정도로 그에 대한 노대통령의 기대는 큰 편이다. 특보 자격으로 중용이 아니라 겸직인 정책기획위원장으로서 역할이 큰 것이다.
허원순ㆍ한국경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