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 북한 내각총리의 중국 방문(22∼27일) 결과가 6자회담의 재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까지 자주 동행할 정도로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드러나지 않은 실세'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진 박 총리의 방중은 북·중간 경제협력문제를 논의하는 데 주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중국측은 박 총리에게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 결과 등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3차 6자회담이 끝난 뒤 1년이 되는 오는 6월 말까지 북한이 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다른 선택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제기구에 다른 선택이 있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북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제재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얘기다.
이러다보니 '중국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중국이 북한의 복귀를 위해 결연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신념이 라이스 장관의 순방 결과 더욱 굳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측도 '한 건'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북핵문제에 대한 북·중간 조율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은 중국측으로부터 6자회담 참여에 따른 실질적인 이익을 최대한 챙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측도 대북 경제지원방안을 논의하면서 회담 복귀를 요청할 수 있겠지만 북·중 우호관계 유지란 원칙에서 벗어나기도 힘든 실정이다.
실제로 이날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박 총리의 만남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박 총리와의 회담에서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핵협상이 지속돼야만 한다"면서 모든 협상 당사국에 인내심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북한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에 대해 박 총리는 "우리는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으며 회담을 포기한 적도 없다"면서 "회담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지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