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미술 큰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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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의 학예연구실이 미술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직제 개편으로 '미술관 정책' 기능이 다음달부터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됨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학예연구실의 미술품 구입 기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사립 미술관들에 대한 지원 업무도 도맡게 됐다. 게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사무국에서 관장하던 전시 기능이 학예연구실로 넘어옴으로써 조직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으로 떠오르게 됐다. 학예연구실의 기능 강화는 두 갈래 의미로 볼 수 있다. 우선 미술계에서 가장 관심 있는 '정부의 미술품 구입'에서 그 역할이 막강해졌다는 점이다. 학예연구실은 현재 연간 50여억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데 있어서 '특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는 추천 권한을 갖고 있다. 실제 구입은 '미술품구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더욱이 문화관광부가 내년에 출범시킬 '미술은행(Art Bank)'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일 예정인데 그 구매기능을 학예연구실이 맡게 된다. 문광부가 추진하는 '미술은행'은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해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 빌려주는 일종의 미술품 대여사업으로 향후 3∼4년간 매년 20억원 안팎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경 10월11일자 A32면 참조 둘째는 전시 기획기능의 확보다. 지금까지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의 전시기획은 전시과에서 수행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 기능이 학예연구실로 이관되고 학예연구실의 인원도 30명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 "학예연구실이 전시 기획과 미술품 구입 기능을 갖춘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삼성미술관이 몇년 전부터 국내 미술품 구입을 중단한 데 따른 공백을 국립현대미술관이 메워줄 경우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 구입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사립미술관 관계자는 "솔직히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A급 작품 위주로 작품을 수집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없지 않다"며 "앞으로는 작품 구입의 선정과 결정과정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