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개선(가이젠) 활동은 회사의 구석구석을 다 훑고 이제는 근로자들의 가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종업원들이 회사에서 배우고 익힌 도요타 방식으로 살림살이 속의 낭비요인을 찾아 제거하고 가계를 재설계하고 있는 것.
도요타자동차그룹의 연합노조격인 전(全)도요타노련.
27만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전도요타노련은 올들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의 가계 리스트럭처링을 도와주는 일종의 조합원 복지 컨설팅 사업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연간 총수입과 가족구성 등을 토대로 효율적인 미래 재무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 설계를 위해서 어느 정도 저축을 하는게 좋은지,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비율을 권유하는 식이다.
지나치게 많은 저축을 하는 것도 도요타식으로 보면 낭비다.
과다한 보장이 생활의 빈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조가 앞장서 생산공장에서 추진하던 가이젠 활동을 가계로 확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의 고도성장기가 끝난 만큼 계속 임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수입이 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가계를 꾸려갈 것을 노조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노조가 올 노사협상에서 일률적인 임금인상 요구를 단념한 것도 이런 상황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조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노조원들은 최강 기업에 근무한다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가계의 낭비를 찾는데 매달리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추진해온 개선 노력을 가계에 응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회사도 노조의 가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노조원들의 안정적인 재무 설계가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오기소 이치로 도요타 코리아 사장은 "노사가 양축을 이뤄 고객만족을 염두에 두고 회사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어로 '구초쿠'를 직역하면 바보스러운 정직함 내지는 우직함이다.
도요타 노사는 구초쿠가 바로 도요타 정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요타(아이치현)=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