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TECHNOLOGY 신기술] 벼 유전체 DNA칩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한국경제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6만개 유전자 집적…‘맞춤쌀’시대 열어 농경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경지면적은 전해에 비해 2,000만평 이상 줄었다. 또 지난 10년간 택지와 공장용지 등으로 전용된 농경지와 산림은 여의도 면적의 160배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유일한 자급자족 작물인 쌀조차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때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내성이 강하고 수확량이 풍부한 종자개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DNA칩은 이를 위한 첨병이라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 7월부터 명지대학교 남백희 교수와 서울대학교 김민균 교수팀은 6만개의 벼 유전자를 집적한 DNA칩을 개발, 배포하고 있다. 이 칩은 벼 유전체 DNA칩으로는 세계 최고의 집적도를 자랑한다. 4억개에 달하는 벼의 염기 가운데 유전과 관련되는 유전체를 거의 완벽하게 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세계 최고로 평가받은 미국 아피메트릭스사의 칩은 4만개의 유전체를 담고 있다. DNA칩은 흔히 ‘칩 위의 실험실’이라 불린다. 예전에는 유전자의 기능을 알기 위해 유전자 하나하나를 떼어내 실험해야 했다. 벼의 경우 하나의 조건에 대한 반응을 알기 위해서 6만개의 유전자를 일일이 검사해야 했던 것. 그러나 DNA칩을 이용하면 이런 수고를 대폭 덜 수 있다. 칩의 유전자에 일정한 조건을 부여한 뒤 컴퓨터에 입력하면 6만개에 대한 결과를 한번에 얻을 수 있어 전통적인 실험실에 비해 효율이 6만배에 달한다. 남교수는 “벼의 염기서열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작물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기능은 일부분만 밝혀져 있다”며 “이 기능들을 알면 가뭄에 강한 벼, 해충에 강한 벼, 특정 질병에 유익한 벼 등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벼의 유전자를 변형,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남교수팀은 1만개 정도의 유전자를 집적한 ‘cDNA칩’을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외국의 한 회사가 ‘올리고칩’ 개발을 제의해 목표치를 6만개로 상향조정했다. cDNA칩은 실험실에서 500개 정도의 염기를 연결한 유전자를 이용하는 방식이지만 올리고칩에는 70개의 염기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유전자가 올려진다. cDNA칩은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올리고칩에 비해 균일하지 못해 오차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올리고칩은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최초 개발비용이 크다는 부담이 있다. 남교수는 “지난해 6,000개의 유전자를 집적한 cDNA칩 개발성과가 인정됐다”며 제휴배경을 설명했다. 벼의 유전자 연구는 같은 단자엽 식물인 밀, 옥수수 등의 식용작물연구에도 영향을 주므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벨기에 등 여러 국가들이 연구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밀이나 옥수수는 벼에 비해 유전자정보를 끌어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보의 양도 10배 가량 많기 때문에 밀이나 옥수수를 직접 연구하기보다 쌀을 통한 우회 연구가 세계적인 추세인 것. 이와 관련, 남교수는 “벼 연구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정책적으로 벼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벼 DNA칩은 현재 남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인 (주)그린진바이오텍이 제작, 공급하고 있다. 실험시설을 갖춘 연구소에는 30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시설이 없는 연구소에는 대신 실험을 해주고 그 결과를 판매하고 있다. 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