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대로를 따라 달리는 신분당선 강남역~신사역 구간 공사가 올 하반기 착공된다. 사진은 강남대로를 따라 들어선 고층 빌딩들. 한경DB
서울 강남대로를 따라 달리는 신분당선 강남역~신사역 구간 공사가 올 하반기 착공된다. 사진은 강남대로를 따라 들어선 고층 빌딩들. 한경DB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3호선 신사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구간 공사가 하반기 시작된다. 강남대로를 따라 건설되는 이 노선은 강남역 상권, 영동시장 먹자골목, 신사역·가로수길 상권 등을 남북으로 연결한다. 수도권 남부 거주자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손쉽게 신사역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환승역으로 변신하는 신논현역(9호선)과 논현역(7호선), 신사역 주변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장기적으로 신분당선이 용산·광화문까지 연결되면 강남대로 땅값이 테헤란로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분당선 강남~신사역 구간 하반기 착공…"강남대로변 매물 실종"
◆서울 강남 핵심상권 연결

2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분당선 서울 구간의 일부인 강남역~용산(7.8㎞) 노선 중 강남역~신사역(2.2㎞) 구간이 하반기 중 착공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늦어도 하반기 중 신분당선 민자사업자의 사업계획에 대한 실시계획승인을 할 계획이다. 두산건설(주간사)·대우건설·대림산업 등이 참여한 사업시행자 ‘새서울철도’도 오는 4월 은행·증권회사 등과 금융조달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총 2조5855억원의 사업비 중 1조3000여억원을 투입해 신논현(9호선)·논현(7호선)·신사(3호선) 3개 환승역과 선로를 건설한다. 개통은 2021년 예정이다.

기존에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수도권 남부 유동인구가 신사역까지 지하철로 한 번에 이동하게 되면서 지상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중소형 빌딩중개업체 원빌딩부동산의 신동성 팀장은 “논현역 주변까지 북상한 강남역 상권이 논현~신사역 일대까지 확장되고, 신사동 가로수길과 연결될 수 있다”며 “가로수길 상권과 잠원동 쪽 간장게장 먹자골목 상권도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신분당선 서울 구간은 2·9호선과 맞먹는 알짜 노선”이라며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있지만 대로변은 매물로 나온 건물이 거의 없고 이면도로 쪽 건물주들도 최근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땅값, 테헤란로 제칠 것”

향후 신분당선은 용산·광화문을 거쳐 은평뉴타운·경기 고양시 삼송지구까지 연장된다. 정부는 지난달 이 계획안을 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시켰다. 이 중 신사~용산 구간은 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되는 대로 착공할 방침이다. 민자사업자는 201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의 양대 핵심업무지역인 강남역 일대와 광화문이 지하철로 연결되면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광화문에서 강남까지는 차로 한 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분당선이 용산까지만 개통돼도 강남대로 주변 빌딩 시세가 테헤란로 시세와 비슷해지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테헤란로 주변 땅은 3.3㎡당 2억원 정도에 거래되지만, 논현~신사역 일대는 3.3㎡당 1억2000만~1억5000만원에 매매된다. 이춘우 브레맨리얼파트너스 대표는 “강남역 주변 땅값은 2011년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삼성그룹 사옥이 들어서면서 3.3㎡당 최고 4억원까지 올랐다”며 “신분당선이 연장되면 신사역과 논현역 사이 빌딩의 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