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당신의 뒷문은 건강하십니까
대부분의 치질 환자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치질은 고통스러워도 창피해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으므로 절대로 숨기거나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치질은 어떨 때 꼭 수술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치질은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갖고 있는 질환"이라며 "수술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탈항이며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의 출혈과 통증도 고려사항"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입원 다빈도 1위 탈환=치질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과 함께 덩어리를 이뤄 밖으로 빠져 나온 것을 말한다.

즉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총칭하며 50% 이상을 차지하는 치핵을 일컫기도 한다.

항문 부근을 지나는 정맥의 혈액 순환이 제대로 안돼 혈관에 피가 고이면서 뭉치는 것이 원인이다. 중장년층에서 흔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요즘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병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원 순위에 따르면 치질은 지난해 20만8232건으로 입원 최다 건수 질환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술도 급증하고 있다.

치루는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치핵이나 치열은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대항병원이 2003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치질 수술 환자 2만4390건을 분석한 결과 치핵이 70% 이상을 차지했으며 치루 16%,치열 11% 순이었다.

○치핵은 탈항 3도 이상이면 수술을=치핵의 수술 여부는 조직이 빠져 나오는 탈항 정도로 판단한다.

변을 볼 때 매우 심해 항문이 밀려 나와 휴지나 손으로 누르거나 밀어 넣어도 빠져 나오는 3도나 손으로도 들어가지 않는 4도는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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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치핵 덩어리와 괄약근과 같은 주변 조직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잘라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혹 탈항이 나타나도 저절로 들어가는 2도 증상에서도 생활에 불편을 줘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증상 초기에는 내복약,좌약,좌욕 등으로 치료한다.

좌욕은 초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탈항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고무밴드를 이용,치핵 덩어리를 떼어내는 고무밴드 결찰법이나 열로 응고시키는 적외선 응고법과 같은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가 쓰인다.

○항문 출혈은 직장암 가능성도=치질환자들은 변을 볼 때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거나 똑똑 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주사기로 쏘듯이 갑자기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오면 암이 아닐까 걱정하기 일쑤다.

직장암에서도 출혈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암에서 나는 피는 다소 검고 찐득하면서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나기도 한다.

피의 특성만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루는 즉시 수술,치열은 식이섬유 섭취를=치루는 손으로 만져보면 딱딱한 줄기가 만져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깊은 곳에 있으면 겉으로 아무런 표시가 없어 진단이 어렵다.

치루는 자연 치유가 되지 않는다.

오래 방치하면 복잡 치루 또는 치루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단이 나면 무조건 수술이 원칙이다.

이때 항문을 조이는 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변을 볼 때 피가 나고 아픈 치열은 항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좌욕은 생긴 지 1~2개월 미만의 급성 치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치열도 만성일 때는 수술해야 한다.

도움말=이두한 대항병원장,이동근 한솔병원장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