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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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처럼 쓰고, 반복처럼 살아가는 작가 문지혁
대신 나는 그때 하지 못한 말을 떠올렸다. 난 반지를 좋아하는 게 아냐. 널 좋아하는 거지. 그러자 갑자기 속에서 뭔가가 튕겨 나오듯 솟아올랐고, 나는 수평선을 향해 있는 힘껏 반지를 던졌다. 작은 은반지는 공기 중에 잠시 먼지처럼 날아올랐다가 곧 흔적도 없이 에메랄드...
2026.03.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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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방탈출' 기술을 그린 소설이 있다고?
2020년대의 팬데믹을 겪기 이전에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밖을 나갈 수 없는 생활을. 병에 걸리면 그간의 동선이 공개되고 일정 기간 타인과의 만남을 최소화한 채 격리되어야 하는 규범을...
2026.02.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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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 코 앞에서 어쩌면 가장 뜨거울 사랑 이야기
뙤약볕이 쏟아지는 여름에는 모두 기후 변화를 근심하며 한마디씩 하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쩐지 관심의 주변부로 밀려나는 것만 같다. 유난히 따뜻했던 가을을 지나 천천히 겨울로 향해 가는 지금, 자꾸만 뜨거워져 가는 우리의 지구에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
2025.12.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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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통한 이해의 시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랑의 형식
“이리로 와. 네가 직접.”피 흐르는 흰 손을 내밀며 나직하나 타협 없는 음성으로 명령하고 기다렸던 언젠가처럼, 오언은 제 가슴의 상처로 다가오라고 말하고 있었어.“내용은 줄줄 읊지 않아도 되니까, 나를 읽어.”내게 정말은 무...
2025.09.2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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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은 현실 빠져나갈 구멍…왜케 진지해, 이거 다 농담이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명, 지명, 사건, 제품, 그 밖의 모든 고유명사는…” 책을 펴자마자 독자를 맞이하는 경고문은 예상과 달리 흐른다. “실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더니 돌연 고백한다. “솔...
2025.08.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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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울대도 들어갔는데…" 소설가 변신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명, 지명, 사건, 제품, 그 밖의 모든 고유명사는…" 책을 펴자마자 독자를 맞이하는 경고문은 예상과 달리 흐른다. "실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더니 돌연 고백한다. "솔직히 이런 고지가 필요한 만큼 뭔가가 있는 소설은 아닙...
2025.07.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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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삼킨 바다는 검은빛이 됐다
한강의 소설을 함께 읽은 벗들과 제주 송악산 둘레길을 걸었다. 계단을 따라 높은 곳에 오르자 탁 트인 바다가 펼쳐졌다. 송악산의 깎아지른 절벽에 파도가 쉴 새 없이 부딪혔다. 빛과 함께 출렁이는 바다 물결이 탄성을 자아냈다. 해수면을 수놓은 반짝이는 빛들을 보는 것만으...
2025.07.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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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가 날고, 곰이 걷는 세계
세탁기를 돌리고 읽다가 빨래를 못 널 뻔했다. 호들갑스러운 말이지만 이 책 때문에 한동안은 초원을 살았다. 하루 종일 일에 종종거리다가도 밤이 되면 책장을 열고 푸른 잉어가 펄떡이는 세계에 빠져들었다. 어느 날은 자각몽을 꾸게 되었는데 꿈속에서 내가 “꿈의 ...
2025.07.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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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문학상' 김주혜 "전작이 교향곡이라면 새 소설은 협주곡"
"새 소설은 한 마디로 '예술과 예술가 간 사랑 이야기'입니다."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로 지난해 러시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을 받은 소설가 김주혜는 17일 두 번째 장편소설 <밤새들의 도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
2025.06.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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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신이 있다면, 나는 엄마를 이해해보고 싶었다"
박선우는 소설가로서도, 편집자로서도 믿음직한 사람이다. 지난 두 권의 소설집 《우리는 같은 곳에서》와 《햇빛 기다리기》로 일상의 방황과 불안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세련되고 섬세하게 그려내 독자에게 ‘실패하지 않는 독서’를 선물한 작가다. 일전에 박선...
2025.05.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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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면 비는 잔, 계영배에 숨겨진 조상의 지혜
최인호의 장편소설 ‘상도’에는 계영배(戒盈杯)라는 비기(秘器)가 등장합니다.석승 스님이 임상옥의 미래에 닥칠 세 번의 위기를 점지하고, 그 위기를 벗어나는 비기(秘器)로 전해준 바로 그 잔, 계영배(戒盈杯). 임상옥은 이 잔의 이름을 스스로 계영배...
2025.04.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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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OO인 여성작가 3인의 역사소설, 세계를 홀리다
3월은 시작의 계절이다.계절의 시작이고, 새 학년의 시작이고, 무엇보다 새해 첫날 결심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계획을 다시 한번 시작할 수 있는 때이다. 그리고 3.1절. 독립에 대한 한마음을 세계만방에 알리기 시작한 그 시작의 계절이다.3월을 맞으며 읽기 시작한 <작은 ...
2025.03.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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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 문학상이 '틀을 깨는 작가' 찾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제2회 아르떼(arte) 문학상’을 공모합니다. 등단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장편소설 문학상입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단행본 출간 기회가 주어집니다.한경은 신인과 기성 작가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2025.02.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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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아르떼 문학상’ 공모
한국경제신문이 ‘제2회 아르떼(arte) 문학상’을 공모합니다. 등단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상금 5000만원의&n...
2025.02.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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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지적인 누아르' 마침내 상륙
1942년 9월 여름, 전쟁이 한창 중인 영국 런던, 우아한 지성을 지닌 매력적인 부인 스텔라는 일찍이 남편과 사별한 뒤 불안정하게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그는 약 2년 전부터 됭케르크에서 돌아온 군인 로버트와 연인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의 정보 요원...
2025.01.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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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지적인 누아르’라는 보엔의 대표작…국내 초역 [서평]
1942년 9월의 여름, 전쟁이 한창 중인 런던, 우아한 지성을 지닌 매력적인 부인 스텔라는 일찍이 남편과 사별한 뒤 불안정하게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그녀는 약 2년 전부터 덩케르크에서 돌아온 군인 로버트와 연인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의 정보 요원...
2025.01.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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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불가마에서 나쁜 기억 씻고 가세요"
“여전히 불가마 안은 지옥처럼 뜨거웠고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땀이 날 때까지 도망치지 않고 버텼다는 것. 그 기다림의 시간이 살갗 위 오직 1㎜ 높이의 공간에만 바람이 부는 천국을 만든 것이었다.”장편소설 <꿈의 불가마> 속 ...
2025.01.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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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불가마에서 묵은 때같은 나쁜 기억 씻고 가세요” [서평]
“여전히 불가마 안은 지옥처럼 뜨거웠고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땀이 날 때까지 도망치지 않고 버텼다는 것. 그 기다림의 시간이 살갗 위 오직 1밀리미터 높이의 공간에만 바람이 부는 천국을 만든 것이었다. 그건 다른 사람은 느낄 수 없는, ...
2025.01.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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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아이돌과 연애하는 꿈을 꿨잖아, 그게 소설이 됐대
한 해를 마무리하는 풍경들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각종 시상식.연일 영화, 드라마, 예능, 음악에 대해 지난 1년을 평가하는 시상식 예고를 쉽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K-POP 가수들의 무대를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lsq...
2024.12.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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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를 품는 속 깊은 작가 김금희
소설가 김금희는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보는 작가다. 그는 자신의 장편소설에 대해 “내가 살고 있는 인간 문명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책을 내면 해외로 가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말이 ...
2024.11.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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