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관리 플랫폼으로 유명한 리멤버와 헤드헌팅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리멤버가 자사 채용 솔루션 사업을 키우면서 최근 정책을 급작스럽게 바꾸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이다.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오는 15일부터 ‘리멤버 헤드헌팅 얼라이언스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채용 솔루션 과금을 선불 적립금 형태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솔루션을 이용하는 헤드헌터들이 채용을 성사시킬 때마다 적립금 차감 방식으로 성공 보수를 받는다.

리멤버는 적립금을 1000만원, 3000만원, 5000만원, 1억원 등 4단계로 나눴다. 한 명이 채용될 때마다 적립금에서 최저 180만원부터 최대 400만원까지 차감한다.

한 헤드헌팅업체 대표는 “작년과 비슷한 채용 건수를 유지하면 리멤버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 연간 수천만원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멤버는 이번에 헤드헌터 900명에게만 선착순으로 계정을 팔았다. 회사 측은 “(헤드헌터들이) 허위 채용 제안을 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이용자를 보호하고 자격을 갖춘 헤드헌터들의 성장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스타트업이 수익 모델을 찾아가며 갈등을 빚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3월엔 세금 환급 앱 삼쩜삼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삼쩜삼이 사전 안내 없이 마지막 이용 단계에서 20%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아갔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장은 “스타트업이 이용자를 모아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세밀한 대화로 풀어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시은/안정락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