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13을 공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13을 공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플이 올해 1분기(한국 회계연도 기준) 역대 최고 매출액과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애플이 2분기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주가는 주춤거렸다.

한국시간 29일 애플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972억7800만달러(123조9000억원), 영업이익이 9% 증가한 299억7900만달러(38조2000억원), 순이익은 5.8% 늘어난 250억1000만달러(31조9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치이자 월가 예상치를 모두 웃돈 실적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컴퓨터 맥 판매, 애플TV플러스 등 서비스 매출이 모두 상승한 덕분이다. 월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940억달러, 주당 순이익 1.42달러였다.

1분기 매출액 973억달러는 애플의 분기 매출액으로는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급 제약이 작년 4분기보다 크게 나아졌다"고 밝혔다.

주력인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505억7000만달러(64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의 중국 시장 판매 호조 등 글로벌 흥행 성공 영향으로 풀이된다.

쿡 CEO는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전체 대비 두 자릿수까지 성장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인 서비스 매출은 17.3% 증가한 198억2100만달러(2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애플TV플러스, 애플뮤직 등 서비스 매출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료 구독자 역시 지난 분기보다 4000만명 증가한 8억2500만명으로 집계됐다.

쿡 CEO는 "서비스 부문에서 대단한 성장세가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한 부분은 아이패드 부문.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 줄었다. 쿡 CEO는 "심각한 공급망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남·북미 매출이 20% 증가한 505억7000만달러(약 64조4000억원)를 기록,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홍콩·대만 지역 매출은 3.5% 늘어난 183억4000만달러(23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애플 주가는 주춤거렸다. 이날 애플 주가는 장중 4.52%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2% 안팎 하락 중이다. 애플이 올 2분기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제품 생산과 수요가 타격을 입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판매 차질이 더 커지는 한편 서비스 부문의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최근 등락을 거듭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이날 주당 배당금을 5% 늘리고, 9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한다고도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