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알짜기업 인수로 종합헬스케어 도약"
“내년 휴온스글로벌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수년 안에 국내 헬스케어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문화 개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사진)는 최근 “올 2월 사장 취임 후 경영 시스템 내실을 다지기 위한 테라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그룹의 지주회사다. 휴온스그룹은 이달 초 9개 계열사를 모두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윤성태 회장의 판단에서다. 휴온스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5756억원이었다.

송 대표는 국내 컨설팅업계 신화로 불린다. 일본에서 외국인 첫 딜로이트컨설팅재팬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10년 연속 컨설팅 프로젝트 수주 1위 기록을 썼다. 지난 2월 휴온스그룹의 첫 전문경영인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다케다제약 등 대형 제약사의 경영 컨설팅을 맡으며 제약업계를 간접 체험한 적은 있지만 직접 제약사 경영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대표는 기업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임무를 맡았다. 휴온스그룹이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이 커졌지만 덩치에 맞는 체계가 미흡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취임 후 송 대표는 회의 방식부터 바꿨다. 상사에게 보고하는 자리였던 부서별 회의는 토론의 장이 됐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직원들에게 ‘왜 안 됐는가’라는 질문 대신 ‘안 되는 것을 언제 인지했냐”고 물었다. 그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자연히 선제 조치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며 “1조 기업의 내실을 다지려면 문제 발생 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 체질을 바꾸면서 중심에 둔 것은 품질과 안전이다.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기업이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어서다. 혁신 동력을 만들기 위해 에자일 문화도 이식하고 있다. 그는 “혁신적이고 시장 적응력이 빠른, 믿을 수 있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도 재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올 1월 휴온스그룹은 건강기능식품 사업회사 두 곳을 휴온스푸디언스로 합병했다. 송 대표 취임 후엔 의료기기 관련사 두 곳을 합쳐 휴온스메디텍을 출범시켰다. 이들 사업부는 내년 매출 1조원 달성의 주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송 대표는 내다봤다.

휴온스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지만 ‘알짜 기업’을 인수해 성장해온 경영 전략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윤 회장은 인수 대상 기업을 찾는 역할에 더 매진할 방침이다. 송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하려면 국내 시장만으론 안 된다”며 “엔데믹 후 유망 산업군이나 로봇 분야 등의 기업들과 매주 미팅할 정도로 많이 만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