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이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0.79% 오른 5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날 종가보다 3.16% 하락한 49만원까지 추락했지만 장 막판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증권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792만주의 보호예수가 끝나면서 이날부터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년간의 의무보유기간이 끝난 만큼 우리사주 물량 중 상당수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봤다.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70%가량 올랐다는 점도 부담 유인으로 꼽혔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방어에 성공한 것은 외국인 매수세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2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48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11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7.48%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버행 이슈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약 4조원어치 우리사주 물량 가운데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996만주(4.3%)의 보호예수가 해제됐을 때도 유통주식 비율이 높아지면서 코스피200지수 등을 추종하는 기관·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며 “이번 보호예수 해제 후에도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업체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6% 상향 조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