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상장이 끝은 아니지만 에스비비테크가 날개를 달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간에는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고,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사진)는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회사의 현황 및 성장 전략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에스비비테크는 로봇용 감속기 제조 전문업체로 국내 최초로 '하모닉 감속기' 개발에 성공해 양산 중이다. 하모닉 타입의 감속기는 원가 비중이 30~40%에 달해 로봇의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간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가운데 에스비비테크가 2013년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류 대표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과 납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경쟁력"이라며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커스터마이징하더라도 납기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사후관리(AS)도 용이하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글로벌 로봇 산업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하모닉 감속기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감속기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대한민국 로봇기업'에 4번이나 선정됐다. 2019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회사를 찾아 유망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송진웅 에스비비테크 운영총괄부문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중인 2세대 하모닉 감속기는 현재 불량률이 '0'에 가깝다"고 말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지만 상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에스비비테크는 '소부장 특례'로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소부장 특례 상장은 경영성과나 시장평가 요건 등에 있어 일반 상장보다 제한을 덜 받는다. 해당 제도는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이 있다면 상장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한국거래소가 2019년 도입했다.

회사 측은 올해까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상반기 에스비비테크는 4억405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내년부터 매출 발생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적자 상황은 계속되고 있지만 적자폭은 2019년부터 매년 줄고 있다.

류 대표는 "감속기 고객사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매출 다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시장 규모가 세계 1위인 중국에 진출해 글로벌 점유율 확대도 노릴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이에 앞서 현재 5% 수준인 국내 점유율을 수년 내 25%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에스비비테크는 내년 24억원으로 흑자전환해 2024년엔 매출액 430억, 영업이익 98억원, 영업이익률 22%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장 후 확보한 자금(119억2912만원)은 신규 생산설비 확충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2만대 수준인 생산능력을 내년 초 5만대로, 2025년 2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단 계획이다.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해외사업 투자에도 공모 자금을 쓰기로 했다.

송 부문장은 감속기 제품에 대한 자신을 드러났다. 그는 "시장 상황이 안 좋지만 로봇 산업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에스비비테크는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해 다음달 5~6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수는 180만주(액면가 500원), 희망가액은 1만100~1만2400원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182억~223억원이며, 예상시가총액은 600억~737억원으로 내달 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