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상승과 잇따른 수주 낭보에 조선 업종이 반등하고 있다. 내년도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크 아웃(고점 통과)’이 우려되는 해운 업종보다 조선 업종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 업종은 27일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중공업(8.24%), 현대중공업(4.61%), 대우조선해양(2.00%), 현대미포조선(5.12%) 등 조선 업종이 전반적으로 상승 마감했다.

조선 업종 상승세는 지난 25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9713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8일에도 셔틀탱커 7척을 수주해 1주일 새 3조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날 한국조선해양도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중동 지역 선주로부터 석유화학운반(PC)선 4척을 3826억원에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1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1척을 2322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LNG 운반선과 탱커(원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가 내년 선가 인상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LNG 가격이 뛰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친환경에너지 전환으로 화석연료 중에서도 탄소 배출량이 적은 가스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LNG 가격이 고공행진이다. 3분기 평균 LNG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LNG 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다. 앞으로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로는 △11월 카타르 노스필드 프로젝트 20척 △내년 3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17척 △내년 상반기 러시아 발틱LNG 프로젝트 14척 등이 있다.

조선 업종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탱커 발주가 재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석유제품 모두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기존 선박 공급 과잉으로 아직 운임 반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탱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경기 회복,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따른 석유 수요 회복으로 물동량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다만 높은 선가 대비 운임 회복 폭이 미미해 발주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