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뛰는 금리, 그래도 기술주는 괜찮다?
9월 기존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7%나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예상은 3.7% 증가였습니다. 지난 8월에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내년에 모기지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확보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커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3분기 이익이 괜찮으면 4분기 이익에 대한 월가의 기대도 높아지는 게 통상적이지만, 아직은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지난 10월 1일 기준 S&P500 기업의 4분기 이익 기대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증가였는데, 이날도 22.7%로 제자리에 있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대부분 기업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탓으로 보입니다. 테슬라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족, 항만 혼잡, 정전 등 다양한 문제가 공장을 최고 속도로 가동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니레버는 이날 식품, 음료, 세정제, 개인 위생용품 등의 가격을 3분기에 4.1% 인상해 7년 만에 가장 많이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미 피케틀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격 인상은 우리가 겪고 있는 매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비재 산업의 인플레이션은 10%대 후반(high teens)에 있으며, 그나마 가격경쟁력으로 인플레이션 영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케틀리는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더욱 급증할 수 있으며 회사는 원자재 헤지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비싸진 가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앨런 조프 최고경영자(CEO)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소 12개월 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자 연일 금리가 뛰고 있습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1bp(1bp=0.01%포인트) 상승해 연 1.68%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단기물 금리가 더 높게 치솟았습니다. 2년물은 6.5bp 올라 0.44%, 5년물은 7.5bp나 상승해 1.223%를 기록했습니다. 5년물 금리는 팬데믹 이전인 작년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하루 6~7bp씩 금리가 뛴다면 금세 올해 고점인 연 1.75%를 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
인플레이션은 세계적 현상입니다. 브렉시트 효과까지 겹쳐 에너지 가격이 공포를 자아내고 있는 영국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지난 17일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믿지만, 에너지 부족과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 중앙은행은 조치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5%는 매우 불편한 인플레이션 수치"라면서 "11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도 살아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계절적으로 금리 상승기
이 관계자는 "통상 금리는 10~11월에 오르는 경향이 있고 지난 10년간에도 그랬다"라며 "이런 계절적 경향도 최근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③ Fed 비둘기파, 전향 가능성
이날 발표된 실업급여 청구 건수에서 보듯 델타 변이가 꺾어지자 고용시장은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 달 2~3일 열리는 미 중앙은행(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하는데 걸림돌은 없어 보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11월 FOMC에서는 테이퍼링 발표가 컨센서스다.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려되는 건 Fed의 비둘기파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인플레는 일시적이고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과 관계없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어조가 달라진다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된다면 주식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금리 상승과 함께 기술주가 폭락했던 대표적 사례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때였죠. 씨티는 지난 17일 자 보고서에서 기술주가 2000년 닷컴버블 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① 1990년대 후반 당시 채권 금리는 연 7%였지만 현재는 2% 미만의 수익률에 불과하다. 이런 낮은 수익률은 기술주와 경쟁할 수 없다.
② 높은 이익을 내면 상승하는 채권 금리로 인한 주가 밸류에이션 타격을 흡수할 수 있다. 2000년에는 기술기업의 이익이 정점에 도달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 18개월간의 경제 회복이 흔들리거나 기술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
③ 내년 경제 전망은 반도체와 같은 순환적 기술 산업에 긍정적일 수 있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장기적 전망도 매우 견고하다. 새로운 바이오 기술, 에너지 기술, 물류 및 전자 상거래도 투자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