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 /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 / 사진=한화솔루션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장착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한화솔루션이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태양광 부문 자회사 한화큐셀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증권가 눈높이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 10곳은 한화솔루션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았다. 그동안 주가를 견인했던 태양광 부문이 원가 부담으로 적자를 지속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1월11일 장중 5만874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지 6개월 만에 34.6% 급락했다. 특히 부진한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지난 한 달간 13% 넘게 주가가 빠졌다. 현재는 3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이같은 주가 하락은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기관은 1024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390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1454억원 사들이면서 기관과 외국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태양광 부문이 부진하자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이다. 한화큐셀이 수년간 적자를 내던 폴리실리콘 생산 사업을 지난해 정리하며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폴리실리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7775억원, 영업이익은 22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42%와 72.1% 증가했다. 세부 사업부문을 뜯어보면 케미칼 부문이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익(2930억원)을 달성했지만 큐셀(태양광)의 적자 규모(646억원)가 확대되면서 영업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특히 한화큐셀은 지난해 4분기 24억원 적자로 돌아선 이후 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내고 있다. 적자 규모도 24억원에서 149억원, 646억원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큐셀은 태양광 발전소 매각차익 220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수익성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반기 급등했던 폴리실리콘, 웨이퍼 원가 전가가 원활히 되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화솔루션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렸다.

지난달 29일 삼성증권(목표주가 5만3000원)을 비롯해 하나금융투자(4만5000원) 메리츠증권(5만4000원) NH투자증권(5만8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4만2000원) 등 10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익이 시장 컨센서스(2794억원)를 21% 밑돌았다"며 태양광 영업손실이 646억원으로 전분기(-149억원)보다 크게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부문은 발전사업 매각에도 계속되는 원가 부담으로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그는 "당분간 태양광 부문의 저조한 실적은 피할 수 없다. 차세대 모듈이나 수소 사업은 아직 지켜볼 단계"라면서도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가 계속되는 만큼 긴 호흡의 접근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