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스팩19호, 상장 예비심사
100억 미만 소형이 대부분인데
800억 규모 '대형 스팩' 공모

합병 성공땐 코스피 첫 사례될 듯
1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스팩은 거의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미국 등에서 스팩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국내 스팩 시장에도 대형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팩, 11년 만에 코스피 입성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스팩19호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단일 공모가 2000원으로 총 4000만 주를 모집해 공모 규모는 800억원에 이른다. 상장에 성공하면 스팩으로는 2010년 대우증권스팩(875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공모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팩은 기업의 인수합병(M&A)만을 위해 설립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가 스팩을 상장시켜놓은 뒤 기업을 합병하면 해당 기업은 우회상장이 가능하다. 스팩이 공모를 통해 상장한 뒤 3년 안에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자동으로 해산되고, 공모 자금은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돌아간다.

그간 시장에선 ‘스팩 상장은 코스닥’이라는 게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2009년 스팩 제도 도입 후 올 1분기까지 상장한 총 199곳의 스팩 가운데 196곳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세 곳의 스팩도 제도 도입 초기인 2010년에 집중됐다. 그나마도 모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해산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만큼 덩치가 큰 기업은 공모금액이 제한적인 스팩 합병보다 일반 기업공개(IPO)를 통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이후 스팩은 주로 공모금액 100억원 미만으로 소형화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1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스팩을 내놓은 NH투자증권 덕에 대형 스팩의 재등장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합병에 성공하면 스팩 역사상 첫 사례가 된다.

국내 최대 스팩 운용사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자기자본은 부족하지만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기업에는 직상장보다 부담이 덜한 스팩 합병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선택지”라며 “소형 스팩 일색인 상황에서 대형 스팩을 내놓은 NH투자증권이 새 지평을 연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스팩처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M&A가 가능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심사 과정을 간소화해야 국내 스팩 시장이 좀 더 대형화되고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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