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하이브리드카가 참 대세잖아요. 전기차보다는 충전 부담이 적고 연비, 주행 성능, 유지비 측면에서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장점이 있는 차량이라서 관심을 많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탈 차량은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그중에서도 XSE 모델이고요. 기본 모델보다 조금 더 스포티한 모델입니다. 그러면 전반적으로 차량도 살펴보면서, 또 주행도 해보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참 다양한 하이브리드차들이 나오고 있죠.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런 용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 같은 하이브리드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미묘하게 다릅니다.
하이브리드차는 크게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일반 하이브리드 이렇게 3가지로 나뉩니다. 이 3가지의 차이는 쉽게 말해 '전력량'에 있는데요.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12V 전압을 사용하던 내연기관차에 48V 전압을 추가한 것입니다 48V도 차를 굴릴만한 큰 전압은 아니라서 전기 모터만으로는 주행이 불가능하고요. 그래서 순수 EV모드가 따로 없습니다. 모터는 엔진의 구동력을 높여주는 역할 정도 하고요. 감속 시엔 에너지를 회수해주는 회생제동 역할도 수행합니다.
요새 차량들 안에는 워낙 전자장비들이 많이 들어가 있잖아요. 12V 저전력 만으로는 기존에 있던 전자장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엔진이 개입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면 차량 연비에 영향을 주게 되겠죠.
이때 48V 전압이 들어가게 되면 이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됩니다. 그래서 연비 개선에도 영향이 있는 것이고요. 실제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15%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해요.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유럽에서 많이 채택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많이 쓰지 않죠. 이건 아무래도 유럽에서 터진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사건)'와 관련이 있는데요. 배출가스 규제를 빠르게 맞춰야 하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급하게 만들 수 있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바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었던 거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부품 몇 개만 바꾸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파워트레인이 바뀌기 때문에 엔진을 통째로 바꿔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별도로 제작하는 것보다 가격, 시간 측면에서 훨씬 단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시 규제 때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빠르게 내놓아야 했던 유럽차들이 많이 채용할 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이었던 것이죠.
반면 현대차, 도요타 등 한국, 일본 차량은 오랜 시간 하이브리드 기술을 축적해왔기 때문에 규제에 맞춰서 내놓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굳이 채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전력 면에서 차이가 있고요. 배터리 용량, 출력 모두 다 커집니다. 그래서 모터만으로 자체 주행이 가능하고요.
일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름에서부터 차이가 나죠. '플러그인'이 이름에 붙는 건 외부 충전이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아직은 완속 충전만 지원하고요. 그러다 보니 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보면 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1회 충전하면 50~60km 정도 전기모터로 주행 가능하고요. 굳이 장거리 운전이 필요 없으신 분, '출퇴근 거리가 왕복 50km 내외다' 하시는 분에게는 유류비 측면에서 이점이 있겠죠.
다만 충전 인프라가 생활반경에 없어서 충전하는 게 부담된다면 일반 하이브리드차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가격이 비싸요. 배터리가 더 많이 들어가니까요.
어떤 분은 6~7년 타면 유류비 이점이 비싼 가격의 단점을 넘어선다고 하는데요. 만약 차를 오래 타는 사람이라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지만, 차량 교체 주기가 빠르다면 일반 하이브리드차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죠.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충전을 안하면 돼요. 근데 그럴 거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비싼 돈 들여서 사는 의미가 없겠죠.
도요타는 직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요. 직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랑 엔진, 이 두 가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병렬식의 특징과 엔진이 일종의 발전기로 활용돼서 전력을 충전하는 병렬식의 특징이 혼합된 것이에요.
저속에서는 EV모드로만 배터리 전력을 이용해서 차가 구동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고요. 감속하거나 엔진의 사용이 줄어드는 구간에선 회생제동을 통해서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는 모습이죠.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전기 모터가 2개나 들어갑니다. 1개는 엔진의 구동력을 돕고요, 1개는 감속 시에 전기를 회수해서 충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2가지 모터가 쓰이다 보니까 내부적으로 혼란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 혼선을 막기 위해서 도요타는 '파워 스플릿 디바이스'를 것을 개발했고요. 이게 도요타 만의 기술력이겠죠.
파워 스플릿 디바이스는 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원이 넘어갈 때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도 엔진이 개입되기 시작할 때 울컥거리는 등 이질감이 없어요. 굉장히 주행이 부드럽고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 있어서 주행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듭니다.
동력을 보조하는 모터가 들어가 있다 보니까 연비 개선 효과도 있습니다.
도요타 판매량(국내 기준) 중 하이브리드차가 88%를 차지합니다. 엄청난 비중이죠.. 도요타 상위 브랜드인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비중이 무려 98%나 됩니다. 그 정도로 도요타 브랜드 자체가 하이브리드 기술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무려 양산차로 하이브리드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도 도요타이고요. 1997년 프리우스가 바로 그 차죠. 당시 굉장히 획기적이었다고 하는데요. 그 명성이 아직도 이어질 정도입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오늘은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첫 차 추천 컨텐츠를 해볼 건데요.(※ 가격, 출고 대기 기간, 옵션 등 작년 12월 촬영일 기준)우선 차량 선정 기준은 유지 보수가 쉽고 저렴한 3000만원대 미만 차량으로 선정을 했고요,단 깡통차가 아닌 옵션이 어느 정도 들어간 3000만원 미만 차량입니다. 초보운전자분들을 고려해서 안전성 우려 차원에서 경차는 뺐습니다. 대신 주차, 운전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소형~준중형급 차량들로 구성을 해봤습니다. 무엇보다 유류비를 또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래서 연비가 좋은 차량들 위주로 선정을 해봤고요.친환경 트렌드를 고려해 디젤 차량은 뺐습니다. 반도체 이슈가 있어서 차량 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차량 출고 대기기간(작년 12월 촬영일 기준)도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해서 총 4가지 차량으로 추려봤고요. 첫 번째로 추천해 드릴 차량은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입니다. 사실 식상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근데 아반떼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있고 합리적인 모델이 또 없죠. 차량이 크지 않아서 운전 부담도 없고요주차할 때 부담도 없고요 그리고 스포티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울릴만한 디자인입니다. 차량 가격 대비 도심 운전, 장거리 운전에도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하고요. 무엇보다 연비가 좋습니다. 국내 들어서는 올해 들어 현대차 그랜저 다음으로가장 많이 팔린 세단(작년 12월 촬영일 기준)이라고 합니다.그래서 그런지 주문 후 대기 기간이 무려 6개월이 넘어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무난한 차량이지만 아반떼를 따라올 만한 차도 없다는 얘기겠죠. 아반떼의 경우 가솔린 모델 기준 공인 연비가 L당 15.4km에 이릅니다. 비교 차량인 기아 K3보다 살짝 높은 수준인데요. 차량 시작가는 개별 소비세 3.5% 인하 적용 기준 1570만원부터 시작됩니다. 가장 저사양에 옵션을 아무것도 더하지 않은 '스마트 모델' 기준 가격이고요. 저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모던 모델'에 열선시트, 후방 모니터,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이 모두 적용된 차량을 추천드립니다. 이 모든 옵션이 들어가면 가격은 2200만원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주행하면서 필요한 옵션들이 (거의 다) 들어갔지만 2200만원대 꽤 합리적이죠. 다음 추천 차량은 기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입니다. 셀토스는 트렌디하면서도 탄탄한 주행 성능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2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 첫 차라고 하더라고요. 개성이 뚜렷한 모델은 아닌데 밸런스(균형)가 좋아서 데일리카 혹은 출퇴근 차량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차량입니다.또 무엇보다 소형 SUV임에도 생각보다 큰 크기를 가지고 있어요.경쟁 차종인 현대차 소형 SUV 코나보다는 전장이 무려 10cm가량 깁니다.실내 공간도 넓고요. 그래서 차박용으로 활용하기가 좋은 차량이라고 생각됩니다.트렁크 공간이 무려 498L로 500L에 육박하고요.동급 차종에 비해서 굉장히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요.셀토스는 원래 가솔린과 디젤 2가지 모델로 생산되고 있었는데 디젤은 올해 말을 끝으로 출시가 중단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솔린 모델만 현재 구매 가능하고요. 셀토스 가솔린 모델의 공인 연비는 12.7km/L로 꽤 준수한 편입니다. 실제 타본 결과 평균 연비는 L당 18km까지도 나오더라고요. 생각보다 연료 효율도 좋은 차량이라는 점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셀토스 가격은 1944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트렌디 모델에 주행보조 기능이 들어간 '드라이브 와이즈', 그리고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10.25인치 내비게이션,1열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이 포함된 컨비니언스 옵션 정도 추천드릴게요. 이 모든 옵션을 합한 차량 가격은 2290만원입니다.셀토스는 출고 대기 기간이 5개월이라는 점 참고 부탁드릴게요.다음 추천 차량은 쉐보레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입니다.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효자 모델이죠.국내에서는 좀 마니아층 위주로인기가 있어서 다소 인지도가 낮은 모델인데요.미국에서는 굉장히 잘 나가는 모델이라고 합니다.오프로드적인 디자인이 반영돼서 다부진 느낌이 들어요. 기본기가 있는 모델이고요. 꽤 저사양 트림에도 옵션들이 알차게 들어가 있어서 상품성이 높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SUV이지만 조용하고 탄탄한 주행감각도 이 차만의 특징이고요. 공인 연비는 13km/L 정도 나옵니다. 꽤 괜찮은 편이죠 시작 가격은 1960만원부터입니다. 저는 열선시트까지 포함된 '프리미어 트림'에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이 들어간 '셀렉티브 패키지1',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들어간 '컴포트 패키지2' 옵션 정도 추천드릴게요. 이 옵션들을 다 포함한 차량 가격은 총 2670만원입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주문 후 출고까지 2개월에서 최대 3개월 걸린다고 해요. 다음 차량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차량입니다.(※ 완전변경 신차 올해 1분기 출시 예정) 이 차량도 소형 SUV에 해당됩니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실차주들의 호평을 많이 받는 차량이에요. 기아의 숨겨진 보석 같은 차량이라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입니다. 타보면 진가를 안다는 그런 얘기겠죠. 편안한 주행은 물론 연료 효율이 좋아서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차 같은 경우는 공인 연비가 무려 19.5km/L 정도 되고요. 실제 평균 연비는 23km/L까지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올해 1월 완전변경 신차가 출시돼서 이 부분 참고 부탁드립니다. 신차에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기본화돼서 상품성이 높게 출시된다고 해요. 차량 가격은 244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하이브리드차라서 시작 가격이 다소 높지만요, 차 1~2년 탈 거 아니잖아요. 유류비를 감안하면 그 가격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차량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서 개소세 감면 혜택은 물론 친환경 세제 혜택까지 적용돼서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 가능하십니다. 저는 (열선 스티어링 휠이 포함된) '프레스티지 트림'에옵션으로 10인치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주행보조 기능 등이 들어간) 드라이브 와이즈 정도 추천드릴게요. 차량 가격은 2815만원입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월 2500대가량 생산된다. 이 차량의 주문량은 지난달 말 기준 4만1300여 대다. 주문 물량이 다 해소되려면 적어도 11개월이 걸린다.진짜 문제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는 내년에 벌어진다. 내년 초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주문해도 세제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구매 고객이 내연기관차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금 감면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을 계약한 고객은 17만3000여 명에 달하지만, 이 중 차량을 받은 사람은 절반인 9만2000여 명뿐이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는 9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차량도 6개월 대기는 기본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신청한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세금 감면을 못 받아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기한 이들 중 다수는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세금 감면이 사라지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전문가들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최대한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차량 가격이 비싸 보조금 없이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연료 생산부터 배터리 제조, 주행 등 전 과정을 살펴보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2025년 150만 대, 2030년 400만 대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정치권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개소세 감면을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선동 국민의힘 의원 등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지난 7월 당초 계획(올해 말)에서 1년만 연장하겠다고 못 박았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정도 세제 혜택을 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도로 위 디젤 차량이 사라지고 있다.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고 미세먼지와 질소화합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디젤 엔진을 피하자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차 등 ‘대안’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SUV마저도…외면받는 디젤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등록된 디젤 차량은 996만775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99만2124대)과 비교하면 2만4371대 줄었다. 등록 디젤 차량 수가 줄어든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처음이다.국내 등록된 디젤 차량은 2001년 말 기준 402만9650대에서 20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디젤을 연료로 많이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급증하고, 디젤 엔진을 탑재한 세단이 증가한 결과다. 디젤차가 1년 만에 50만 대 넘게 늘어난 적도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19년부터 조금씩 바뀌었다. 연간 증가폭이 5만 대 아래로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SUV와 미니밴에도 탈(脫)디젤 바람이 불고 있다. 2018년 국내 판매된 레저용차량(SUV 및 미니밴)의 70.4%가 디젤 모델이었지만, 올 1~4월엔 절반 수준인 36.8%로 줄었다. 작년 같은 기간(44.6%)과 비교해도 7.8%포인트 감소했다.자동차 제조사들도 디젤 SUV 라인업을 줄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소형 SUV 코나의 디젤 모델을 단종했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한국GM의 트랙스도 최근 디젤 모델을 없앴다.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자동차 XM3는 출시할 때부터 디젤 라인업이 없었다.덩치가 큰 SUV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 팔린 르노삼성 중형 SUV QM6의 디젤 모델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기아 쏘렌토(33.5%), 제네시스 GV80(33.3%) 및 GV70(19.4%), 현대차 투싼(22.4%), 쌍용자동차 코란도(9.6%) 등도 마찬가지다. 저유가에 매력도 반감…대안도 늘어업계에서는 과거에 비해 디젤차의 매력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유가가 2000년대 말~2010년대 초중반에 비해 안정적이라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 지난 2~3년간 국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300~1500원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가격은 1381.4원이다. 2011년(1929.3원)과 비교하면 500원 넘게 떨어졌다.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도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가 2005년 경유 소비자 가격을 휘발유 대비 70%에서 85%로 올리기로 하고, 특별소비세를 인상했다. 최근에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격차가 100 대 90 수준으로 좁혀졌다.이 상황에서 정부가 경유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디젤차의 매력이 크게 줄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경유 가격을 휘발유의 95% 혹은 100% 수준으로 높여 디젤차 판매를 줄여야 한다는 이유다.승차감 때문에 디젤차를 꺼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승차감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경제적으로 혜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불편한 승차감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연료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도 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량과 전기차가 대표적이다. 국산 중형 SUV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출시한 기아 쏘렌토의 판매량 중 약 3분의 1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차도 중형 SUV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곧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차세대 전기차가 집중적으로 출시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늘어나면 디젤 차량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