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들이 인공지능(AI)으로 학생의 출석률과 수업 집중도, 교사의 강의 방식까지 분석하는 스마트 교실을 도입하면서 과도한 감시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대학들이 인공지능(AI)으로 학생의 출석률과 수업 집중도, 교사의 강의 방식까지 분석하는 스마트 교실을 도입하면서 과도한 감시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대학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과 교사의 수업 활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스마트 교육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학생의 출석률과 수업 집중도는 물론 교사의 질문 횟수와 강의 방식까지 AI가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습 효율을 개선하려는 취지지만 개인정보 침해와 과도한 감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학생의 고개 움직임이나 착석 위치를 학습 태도의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중국 교육 현장에서 AI 도입이 빨라지는 가운데 기술을 활용한 교육 혁신과 학생·교사의 자율성 보장 사이에서 논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수업 듣는 자세까지 점수 매기나"

8일 중국 경제매체 경제관찰보와 차이신 등에 따르면 난징대는 최근 스마트 교실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공식 해명에 나섰다. 학교 측은 현재 학생들이 수업 중 고개를 들고 있는 비율인 이른바 고개 들기 비율을 더 이상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출석률을 평소 성적에 반영하거나 상급 기관의 지시에 따라 수업을 점검한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논란은 최근 난징대 학생이 온라인에 학교 공지문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공지문에는 여름방학 기간 개선한 스마트 교실 시스템을 활용해 교사의 수업별 출석률을 일주일간 연속 기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인터넷에는 교실 감시 화면과 함께 출석률과 고개 들기 비율 등이 표시된 시스템 화면이 확산했다.

특히 사업 규모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난징대의 스마트 교실 구축 사업 낙찰 금액은 3152만위안(약 64억원)에 달한다. 총 113개 교실에 도입된 이 시스템은 학생 출석률과 고개 들기 비율이 낮은 학생, 앞줄 착석률 등을 식별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학교 측은 스마트 교실 구축 목적이 강의실의 영상·음향 환경을 개선하고 강의 생중계와 캠퍼스 간 원격수업, 수업 다시보기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검토와 공개입찰을 거쳐 올해 여름 설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에도 해명했다. 학교 측은 승인 없이 얼굴 등 생체정보를 수집하거나 얼굴 인식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 퍼진 교실 촬영 화면은 올 5월 쑤저우 캠퍼스에서 실시한 온라인 수업 점검 당시 개인이 캡처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개 들기 비율을 더 이상 집계하지 않는다는 해명은 과거 관련 데이터가 수집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中 대학 AI 교육의 두 얼굴

문제는 난징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여러 대학에서는 이미 AI를 활용해 학생의 출석률과 고개 들기 비율, 앞줄 착석률, 수업 참여율 등을 측정하고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수업의 질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부 교육용 AI 시스템은 학생이 고개를 숙이거나 책상에 엎드리는 행동 등 12가지 행동을 식별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교사의 판서 시간과 질문 빈도, 교실 내 이동 횟수 등 5가지 행동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앞줄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니 질문을 확대하라는 식의 개선 방안까지 제시한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평가 방식이 수업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학생이 고개를 숙였다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교사의 이동 횟수나 질문 빈도가 강의의 질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SNS에서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칠판을 보라고 몇 차례 지시했는지까지 기록된다는 교사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AI가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모든 행동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업 중 발생하는 토론과 자발적인 질문, 창의적인 사고는 획일적인 지표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도입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AI 감시가 오히려 교사의 자율성과 교육 열정을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