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필드에서 양머리 수건을 하고 찜질 시설을 즐기는 외국인들/사진=김소연 기자
아쿠아필드에서 양머리 수건을 하고 찜질 시설을 즐기는 외국인들/사진=김소연 기자
"이걸 어떻게 해야 하죠?" 지난달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아쿠아필드의 매표 기기 앞에서 한 외국인이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말을 걸어왔다. 미국에서 왔다는 그는 한국의 찜질방 문화를 체험하려고 친구와 함께 찾았다고 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서울 외곽에 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만만치 않은 곳인데도 아쿠아필드 안은 각자의 언어로 떠드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수건으로 양머리를 만들고 식혜를 들이켜다가 한국식 불가마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는 모습이 어느새 낯설지 않았다.

하남 60%·고양 34%…서울 밖 찜질방 찾는 외국인

8일 아쿠아필드 사업을 관리하는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올해 1~10월 아쿠아필드 하남점의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보다 약 60% 늘었다. 같은 기간 고양점의 외국인 방문객도 약 34% 늘었다. 아쿠아필드는 스타필드 하남·고양·안성에 자리 잡은 도심형 실내 복합 휴양시설로, 워터파크와 찜질스파를 함께 갖췄다.

아쿠아필드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것은 최근 방한 관광시장이 커진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방한객은 약 171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어 역대 같은 기간 최다를 기록했다.
아쿠아 필드 내부 시설/사진=아쿠아필드
아쿠아 필드 내부 시설/사진=아쿠아필드

"한곳에서 다 된다"…찜질·물놀이·쇼핑 한 건물에

스타필드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측은 아쿠아필드의 인기 비결로 찜질스파와 물놀이, 쇼핑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복합성을 꼽았다. 일행끼리 찜질과 물놀이를 취향대로 골라 즐기고, 이후 같은 공간에서 쇼핑과 식사를 이어나갈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서는 경기권 쇼핑몰 한 곳만 일정에 넣어도 여러 활동을 한 번에 해결하는 셈이다.

먹거리도 체험의 일부다. 아쿠아필드 내 식당에서는 삶은 달걀, 식혜 등 찜질방을 대표하는 간식 외에 떡볶이, 한우 미역국, 불고기 비빔밥과 같은 인지도 높은 한식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찜질 중간에 간식을 먹고 든든히 한 끼까지 해결하는 한국식 찜질방 코스가 그대로 여행 일정에 들어온 것이다.
/사진=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특히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의 찜질방 문화를 소개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창구가 됐다. 극 중 주인공들은 악귀를 처단한 뒤 한국식 목욕탕에 같이 가자고 하고, 이후 찜질방에서 쉬는 모습이 나온다.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작품 공개 이후인 지난해 6월 20일~8월 10일 국내 세신 체험 상품 예약은 직전 비교 기간인 4월 30일~6월 19일보다 11% 늘었다.

화면에서 본 목욕 문화를 직접 찾아 예약할 길도 열려 있다. 클룩은 아쿠아필드 하남·고양·안성점 이용권을 영문 페이지에서 팔고, 한국관광공사는 부산 센텀 스파랜드를 영문 관광 사이트에 소개한다.

서울 관광패스에 들어간 경기도 찜질방

아쿠아 필드 내부 시설/사진=아쿠아필드
아쿠아 필드 내부 시설/사진=아쿠아필드
외국인 여행객이 아쿠아필드를 만나는 경로는 관광패스로도 넓어졌다.

아쿠아필드는 올해 7월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 '디스커버 서울패스'의 제휴 시설에 포함됐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는 서울관광재단이 외국인 개별 여행객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관광 자유이용권이다. 관광지 입장과 교통, 공연·쇼핑 할인 혜택을 한 장에 담았다. 서울 관광패스에 경기도 하남과 고양의 시설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는 외국인이 48시간·72시간·120시간 동안 서울 시내 관광지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관광지 70곳 이상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100곳 넘는 제휴처의 할인 쿠폰을 내려받을 수 있다. 관광객이 주요 관광지와 함께 아쿠아필드 이용 혜택을 살펴볼 수 있게 되면서 인지도와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설명이다.

찜질하러 온 손님이 몰 안에서 밥을 먹고 쇼핑까지 하면, 레저시설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다른 매장의 소비로 이어진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외국인 구매자가 몇 명인지 구체적으로 집계한 자료는 없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늘었다는 반응"이라며 "쇼핑과 놀거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