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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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경제 협력 등에 힘입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외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실제 경제성장률도 한국 당국의 추정치를 웃돌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 등으로 인해 이러한 단기 호황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경제 전문가인 트로이 스탠거론은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북한경제포럼에서 "현재는 분명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좋은 시기이며 그의 생애 전체에서도 가장 유리한 국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탠거론은 대러 군수물자 수출 및 협력, 중국과의 교류 확대, 사이버 범죄를 통한 외화 획득 등을 외화 유입의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이 2023년 8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러시아 파병과 군수물자 지원 등으로 얻은 경제적 수익은 약 76억7000만~144억 달러(약 10조2000억~19조1000억 원)로 추산된다.

스탠거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대러 수입이 즉시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종전 이후에도 러시아의 군사 재무장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은 향후 2~3년 동안 러시아로부터 자금을 계속 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북한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공식 집계를 웃돌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북한의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였다. 스탠거론은 "러시아에서 유입되는 자금이 통상 추정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막대한 수입"이라며 "실제 성장률이 한은의 발표치보다 높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외화 유입의 지속 가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스탠거론은 "특정 시점이 지나면 유입 자금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 시기를 활용해 경제 구조를 개편하고 지속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내 에너지 공급 부족을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설비 투자와 공장 건설을 확대하더라도 이를 가동할 전력 등 에너지가 뒷받침되지 못해 장기적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