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23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서 시민들이 아이폰 듀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23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서 시민들이 아이폰 듀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 공식 출시 전후로 제품 편의성에 관한 혹평을 쏟아냈다. 국내 기준 329만원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에도 한 손 조작이 불편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 사용하는 기능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화면 주름, 수리비, 초기 공급 부족 문제도 제기되면서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와도 비교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 국내 출고가는 329만~509만원이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처음 공개된 이 제품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주목받았지만 높은 가격, 무게, 소프트웨어 완성도 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매체들이 지적한 대표적 문제는 한 손 조작이 불편하다는 것.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아이폰 듀오와 갤럭시Z폴드8의 사용성을 비교하면서 "아이폰 듀오는 인체공학적 배려가 부족해 한 손으로 쥐고 조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반면, 갤럭시Z폴드8은 한 손 사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대화면에 맞춰 표시하는 기능도 지적됐다. 더버지는 일부 주요 앱이 아이폰 듀오의 화면 비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화면 일부가 잘리거나 조작 방식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화면을 펼쳐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폰의 장점이 소프트웨어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IT 매체 와이어드는 "아이폰 듀오는 화면 분할 비율이 오직 5대 5로만 고정되고 이 분할 화면 위에 추가적인 팝업 앱을 띄우는 것이 불가능해 멀티태스킹 활용도가 크게 제약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톰스가이드의 수석 에디터 마크 스푸나워는 갤럭시Z폴드8이 화면에 3개 이상의 앱을 동시에 표시하고 각 앱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봤다. 생산성 측면에선 우위를 갖는단 평가다.

제품 무게와 두께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아이폰 듀오 무게는 254g으로 갤럭시Z폴드8(201g)보다 53g 무겁다. 접었을 때 두께는 11.3㎜. 갤럭시Z폴드8(9.7㎜)보다 1.6㎜ 두껍다.

카메라·생체인식 기능도 비교 대상이다. 아이폰 듀오는 광각·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별도의 망원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스캐너는 갖추지 않았다. 기존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3차원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 대신 측면 전원 버튼에 통합된 지문인식 방식인 '터치ID'를 적용했다.

국내 출시 모델이 물리적 유심(USIM) 없이 이심(eSIM)만 지원한다는 점도 사용자에 따라 불편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존 휴대전화에 사용하던 유심칩을 그대로 옮겨 장착하거나 해외에서 현지 물리 유심을 구매해 사용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없어서다.

화면 품질과 내구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아이폰 듀오 내부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나노 텍스처 마감과 관련해 빛 반사·화면 주름을 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색감·선명도 측면에선 일반 유광 화면보다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독일 IT 매체 노트북체크는 HTX 스튜디오가 진행한 3000회 반복 접기 시험 결과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 디스플레이 주름이 비교 대상인 다른 폴더블폰 2종보다 눈에 띄게 깊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특정 조건에서 진행된 반복 접기 시험 결과만으로 실제 장기간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높은 수리 비용은 구매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내부 디스플레이 예상 수리비는 164만9000원. 최저 출고가인 329만원의 절반을 약간 웃돈다.

애플케어플러스 2년형 가입비도 54만9000원에 달한다. 최저가 모델을 구매하면서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기기값과 가입비만 383만9000원이 든다. 충전기·보호 케이스 등 액세서리 구매 비용은 별도다.

초기 제품 공급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을 보면 소개된 아이폰 듀오 전 세계 평균 배송 대기 기간은 82일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사전 예약 이후 일부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 말로 밀린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급 차질을 예상하고도 제품을 출시했다고 비판했다.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자급제 판매 채널에 배정된 초기 물량은 약 3만대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