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한경DB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한경DB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변호사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범죄 피해자가 재판에 증거를 내는 길이 막혔다며 국회에 해당 조항의 원포인트 개정을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23일 페이스북에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이후 피해자 변호사로서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말 심각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제3항"이라고 밝혔다. 국가법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과 고소인 등의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 및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이 조항 때문에 검사는 피해자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받은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은 공판 단계에서 피해자가 공판 검사에게 증거를 제출하고 검사가 이를 검토해 재판부에 증거신청을 하면 됐다"며 "이제는 검사가 그 증거를 직접 받아 법원에 제출했다가 제245조의13 제3항을 위반했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공소제기 뒤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낸 증거를 검사가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수사'가 아니라 '공소유지 활동'이어서 허용된다는 반론에는 "해석으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김예원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사진=김예원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김 변호사는 "제3항은 '수사로 취득한 자료'가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취득한 자료'까지 모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심지어 제1항에는 '공소유지'를 위한 사실관계 확인까지라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가 피해자로부터 증거를 제출받는 행위가 수사가 아니라고 해석하더라도 그것이 법에서 말하는 '사실관계 확인'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공소청과 법원행정처가 협의해 피해자의 자발적인 증거 제출은 허용된다는 실무 기준을 마련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형소법에 저렇게 규정돼 있는 이상 피고인 측 변호인이 사건마다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과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증거를 공판검사가 받아서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구별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수사를 끝낸 경찰에 다시 증거를 보내거나, 판사에게 제출명령을 부탁하거나, 증거능력에 관한 법적 논란을 감수하면서 검사에게 직접 제출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를 향해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제3항만이라도 원포인트로 개정해 달라"며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한 증거를 검사가 적법하게 검토하고 법원에 증거 신청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해 달라. 그것만이 이 거대한 혼란을 끝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