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KT 위즈전 1회말에 안타를 치고 있는 삼성 구자욱. /뉴스1
지난 9일 KT 위즈전 1회말에 안타를 치고 있는 삼성 구자욱. /뉴스1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맞붙는다.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성사된 양 팀의 PO 격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단연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 자리를 둔 ‘타격왕’ 구자욱(33·삼성)과 ‘홈런왕’ 김도영(23·KIA)의 정면 승부다. 삼성과 KIA는 오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대망의 PO 1차전을 치른다.

◇타격왕 vs 홈런왕, 자존심 건 화력전

올 시즌 타율 0.371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오른 구자욱은 삼성 타선의 핵심이다. 정규시즌 KIA전 타율은 0.340(53타수 18안타)을 기록했다. 특히 18안타 중 10개가 2루타일 정도로 중장거리 타격에 강점을 보였다.

관건은 부상 회복 여부다. 지난달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그는 재활을 거쳐 19일 자체 청백전에 지명타자로 나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네 차례 가을야구를 경험하고도 우승 반지가 없는 데다, 2년 전 플레이오프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 시리즈에서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20일 LG 트윈스전 2회초에 만루 홈런을 친 KIA 김도영. /뉴스1
지난 20일 LG 트윈스전 2회초에 만루 홈런을 친 KIA 김도영. /뉴스1
KIA에선 올해 45홈런으로 정규시즌 홈런왕에 오른 김도영이 맞선다. 그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에서 비거리 145m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3개를 쳐내며 단기전 해결사로 나섰다.

정규시즌 삼성전 기록은 9홈런, 20타점, OPS 1.190으로 출루와 장타 양면에서 강했다.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7경기를 치르며 홈런 4개를 쏘아 올린 것도 삼성 마운드엔 위협 요소다.

이번 시리즈는 ‘최형우 더비’로도 관심을 모은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7년 자유계약선수(FA)로 KIA에 이적한 뒤에도 9시즌 동안 두 차례(2017·2024년) 우승에 기여하며 팀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가 옛 동료들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外人 선발 대결도 ‘주목’

구자욱과 김도영을 앞세운 화력 대결 못지않게 외국인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은 크리스 페덱과 아리엘 후라도, KIA는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를 PO 1, 2차전에 내세울 전망이다.

KIA의 외인 원투펀치는 가을 무대에서 이미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네일은 LG와의 준PO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 위력투를 펼쳤고, 2차전에 나선 올러 역시 6이닝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두 투수가 도합 13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것은 KIA가 시리즈를 3경기 만에 조기 마감하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이다. 특히 네일은 2024년 한국시리즈 당시 적지인 대구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경험도 있다.

삼성 역시 막강한 외인 듀오를 앞세워 승부수를 띄운다. 대체 선수로 시즌 중반 합류한 페덱은 13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뛰어난 지표를 남기며 빠르게 리그에 연착륙했다. 어깨 부상 여파에도 정규시즌 150이닝(9승3패, 평균자책점 3.54)을 소화하며 마운드의 중심을 잡은 후라도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PO까지 치르며 축적한 풍부한 단기전 경험이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