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훈 CJ ENM 커머스 부문 플랫폼 본부장/사진=김소연 기자
성동훈 CJ ENM 커머스 부문 플랫폼 본부장/사진=김소연 기자
크리에이터가 리뷰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까지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크리에이터 커머스다.

콘텐츠를 매개로 상품 발견과 구매를 연결하는 소비 방식은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약 4800억달러(약 636조384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The Business Research Company) 역시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직접 상품·서비스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플레이스(Creatorplaces)' 시장 규모가 2025년 68억달러(한화 약 9조168억원)에서 2026년 83억4000만달러(11조588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향후에도 지속되어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86억6000만달러(약 24조739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성동훈 CJ ENM 커머스 부문 플랫폼 본부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미디어데이에서 "매칭의 고도화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업체가 적절하게 만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최근 고객들은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SNS를 통해 얻고 있다"며 "매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시장이 된 세상"이라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발견하고, 크리에이터의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하는 '발견형·관계형 쇼핑'이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크리에이터 커머스는 이러한 흐름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북미에서도 크리에이터의 상품 추천과 브랜드 협업, 수익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받는다.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커머스 방송을 진행 중인 크리에이터 /사진=김소연 기자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커머스 방송을 진행 중인 크리에이터 /사진=김소연 기자
성 본부장은 "CJ온스타일은 라이브 커머스에서 시장의 성장을 웃도는 성과를 내왔다"며 "이 과정에서 파악한 변화는 고객이 구매하고 싶어서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선망하는 크리에이터가 쓰고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관계형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국내 크리에이터 기반 이커머스 시장은 2030년까지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역시 크리에이터의 검증, 조건, 성과가 불투명한 시장 구조 때문에 협업 확대에 한계가 있어 신뢰성 있는 매칭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점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CJ온스타일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함께 상품을 개발하고 콘텐츠로 판매한 뒤, 브랜드 사업과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도록 협업 전 과정을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에이터의 전문성과 팬덤 특성에 맞는 차별화 상품을 기획하고, 엔터테인먼트 등 팬덤 IP 협업부터 패션·뷰티·리빙·유아동 등 전문적인 상품 설명과 사용 경험이 중요한 고관여 상품까지 협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에는 100여명의 전문 PD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운영 역량을 투입한다. 크리에이터의 전문성과 협업 목적에 따라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 IP를 공동 기획해 판매로 연결한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매칭은 데이터·AI로 고도화한다. 자체 AI 엔진과 국내외 기술 제휴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SNS 콘텐츠와 팔로워 특성을 분석하고, 여기에 상품 정보와 실제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매칭 정확도를 높인다.

성 본부장은 "SNS 데이터와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매칭을 진행한다"며 "사람이 한땀 한땀 진행해 왔던 과정을 플랫폼을 통해 자동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8월 구축한 AI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 트렌드 분석과 숏폼 제작 자동화도 추진한다. 이 콘텐츠를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엔드투엔드 과정은 올해 9월에 론칭한 크리에이터 매칭 플랫폼 '온트너(ONTNER)'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온트너는 상품 탐색부터 매칭, 콘텐츠 제작, 판매, 정산, 배송, CS까지 거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상품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 판매, 물류, CS까지 일괄 지원하고, △광고 △어필리에이트(제휴 마케팅) △공동구매 △브랜드 △글로벌 진출 등 크리에이터의 사업 영역 확장을 돕는 '엔드투엔드(End-to-End)'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2030년까지 크리에이터 커머스 취급고를 사업 첫해인 2025년 대비 35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3.3배, 협업 크리에이터 수는 약 23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에이터 신뢰가 구매를 결정"…중소 브랜드엔 새로운 성장 기회

왼쪽부터 성동훈 CJ ENM 커머스 플랫폼 본부장,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현선 라비앙 대표/사진=김소연 기자
왼쪽부터 성동훈 CJ ENM 커머스 플랫폼 본부장,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현선 라비앙 대표/사진=김소연 기자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콘텐츠가 만드는 새로운 시장,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미래'를 주제로 게스트 토크가 이어졌다. 성 본부장 외에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현선 라비앙 대표가 참여했다.

김 교수는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를 결정할 때 크리에이터의 전문성과 신뢰가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소 브랜드에는 고객 확보와 시장 확대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할 유통 인프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크리에이터와 기업을 연결하는 연결자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이라며 "해외에서도 이런 연결 사업자가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품 중에는 '경험재'라고 해서 직접 쓰기 전에 알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걸 알기 위해 리뷰와 평점을 보면서 이해하려는 과정을 오랫동안 거쳐 왔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믿을 만한 사람'의 말을 듣고 샀고, 현대에 와서는 믿을 만한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게 된다. 우리나라 'K뷰티'의 성장이 이런 크리에이터를 통해 이뤄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성 본부장은 "마케팅 툴이 다양화되었지만, 중소 사업자가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은 오히려 어려워진 시대"라며 "하지만 중소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만나면서 파급력을 발휘하는 사례도 많이 보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로 파악한 고객 취향을 상품 기획과 브랜드 운영에 반영한 경험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지난 10년간 100개 넘는 제품을 만든 경험을 전하며 "고객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시점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고, 그걸 콘텐츠에 녹이고, 그 가치가 소비자에게 잘 전달되면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콘텐츠를 매개로 현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며 "콘텐츠를 통해 신뢰를 얻고,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도 신뢰를 얻어야만 이후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소연 기자
/사진=김소연 기자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성장하면서 앞으로의 유통 판도도 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이전까지 몇몇 플랫폼 중심으로 쇼핑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가장 적합하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됐다"며 "콘텐츠를 통한 커머스는 이런 거대한 패권 변화에서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관측했다.

박 대표는 "이제는 콘텐츠 하나로 전 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시대"라며 "과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현지 법인 설립 등 장벽도 높았는데, 요즘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도 현지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콘텐츠부터 판매, 배송까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K-라이프스타일 전문 글로벌몰을 공식 오픈하고, 현재 미국·홍콩·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연내 프랑스·일본·대만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셀럽과 크리에이터가 실제 사용하는 제품과 취향을 담은 콘텐츠를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을 특징으로 하며, 대표 공간인 '셀렙샵'에서는 배우 하지원이 론칭한 뷰티 브랜드가 홍콩·싱가포르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개되고 있다.

성 본부장은 "CJ온스타일의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과 데이터·AI 역량을 결합해 신뢰와 전문성에 기반한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새 기준을 만들겠다"며 "나아가 콘텐츠를 매개로 K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세계와 연결하는 'K-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