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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무역특사 "한국 제조력에 英 첨단기술 결합해야"
존 슬링어 한국 담당 무역 특사
"한국은 단순한 시장 아닌 사업 파트너"
"한국은 단순한 시장 아닌 사업 파트너"
영국의 한국 담당 무역 특사인 존 슬링어 하원의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영 반도체 협력의 핵심을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의 강점인 대규모 제조 역량과 영국의 정밀 장비·연구개발(R&D) 경쟁력을 결합해 양국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슬링어 의원은 지난 16일 한·영 반도체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양국의 반도체 협력은 연구·인력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대표단이 영국을 방문해 양국의 연구기관 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2023년 마련된 한·영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도 일부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문을 연 ‘GIST-Arm 스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2030년까지 석·박사를 포함해 1400명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슬링어 의원은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에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급망 파트너십과 투자 모두”라며 “한국 기업의 영국 투자가 더 늘어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영국 대학과 연구기관, 벤처캐피털(VC), 런던 금융시장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이 유럽과 글로벌 기술 생태계로 진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1996년 영국에 유럽 R&D 센터를 열고 현재 케임브리지에서 인공지능(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양국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영국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사업에 공식적인 현지조달 의무가 없다는 점이 투자 때의
강점으로 꼽힌다. 슬링어 의원은 “공동 R&D 보조금과 전기차(EV) 분야를 비롯한 투자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에서 반도체와 친환경에너지, 해양 분야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슬링어 의원은 방한의 성과를 실제 투자와 사업으로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 특사의 역할은 그런 과정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정부 및 산업계와 협력해 이번에 확인한 기회를 수출과 투자, 파트너십, 궁극적으로는 일자리로 연결하겠다”고 했다.
그는 향후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양국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슬링어 의원은 “협상은 사실상 합의됐고 이제 서명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2027년과 2028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잇달아 맡는 것도 협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한국과 영국 지도부가 평소보다 더 자주 만나 공동 의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시기”라며 “AI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 등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