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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전문기업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 첫날 장초반 급락세를 보이며 씁쓸한 신고식을 치렀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공모주 시장 전반으로 수급 냉각 기류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리스그룹은 상장 첫날인 이날 공모가 9만500원보다 32.04% 하락한 6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37.57%까지 하락한 5만6500원까지 밀렸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소폭 반등했다.

이 회사는 공모가 기준 상장 시가총액이 1조54억원에 달해 '대어급'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주가 하락으로 첫날 시가총액은 7000억원 밑으로 낮아졌다.

불과 한 달 사이에 급변한 증시 수급 환경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엘리스그룹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가격(7만400~9만500원) 상단에서 확정했다. 당시만 해도 코스닥 지수가 800선 중반대를 회복하며 상승 흐름을 탔던 덕분이다. 이후 이어진 일반 청약에도 청약 증거금으로 10조3000억원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달 중순 들어 인공지능 거품론 등을 비롯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덩달아 공모주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냉각됐다. 시장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상단 흥행'으로 입성한 신규 상장주부터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번 주 새내기주들의 상장 일정은 잇따라 예정됐다. 오는 22일에는 엠에스바이오, 23일에는 디티에스가 코스닥 시장에 순차적으로 신규 상장한다. 이들 기업 역시 국내 증시가 꺾이기 전인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모가를 결정한 곳들이다. 최근 증시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상장 당일부터 수급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도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골프 테크 기업 크리에이츠는 공모가를 희망 가격 하단인 1만5000에서 결정한 반면, 안전 AI 기업 인텔리빅스는 상단인 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승기에 높은 몸값을 인정받았던 공모주들이 상장 시점의 증시 조정기를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분간 공모주 시장 내 옥석 가리기와 함께 공모가 거품 빼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