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구축함 강건호 취역기념식이 열린 원산항에 요트를 타고 도착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배에서 내리며 해군 지휘관들의 경례에 답하고 있다. 2026.9.7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구축함 강건호 취역기념식이 열린 원산항에 요트를 타고 도착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배에서 내리며 해군 지휘관들의 경례에 답하고 있다. 2026.9.7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름 별장이 있는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길이 80m 선박이 잇따라 포착됐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원산 앞바다에서 올해 7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선박의 갑판에는 길이 약 50m의 수영장이 있고, 한쪽 끝에는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돼 있다.

선박은 몇 달간 원산 정비시설에 머물다 7월 초 원산 갈마반도 앞바다로 옮겨졌다. 갈마반도 인근에는 김 총비서와 그의 가족이 사용하는 대규모 별장이 있다.

이밖에 김 총비서의 원산 별장 일대에는 길이 약 50m, 55m, 60m 선박도 자주 출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50m·55m 선박은 8월 말까지 원산 인근 두 섬 주변에서, 60m 선박은 지난주까지 별장 근처에서 포착됐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선박의 움직임은 김정은이 공개 활동을 하지 않은 시기와 겹친다"며 "김 총비서와 가족들이 사용하는 선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동당 39호실 관리 출신 탈북민 리정호 씨는 BBC에 "겨울에는 조선소에 보관했다가 여름이 되면 김정은 별장이나 갈마 쪽으로 옮겨 수영과 휴식에 썼다"며 "보통 사람들은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든데 김정은은 이런 호화 선박을 4척이나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성 사진에 포착된 선박들의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지만 유사한 호화 요트들은 수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약 1340억원) 이상에 이른다고 BBC는 전했다.

원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김씨 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였으며, 가족이 이용하는 주요 별장들이 자리 잡은 곳으로 전해진다. 김 총비서도 어린 시절 일부를 어머니와 함께 원산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BBC가 과거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2002년에도 원산에서 비슷한 특징을 가진 대형 선박이 포착됐다.

2013년 북한을 방문한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도 김 위원장과 원산 일대에서 제트스키와 승마를 즐겼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이용한 60m 선박을 여객선과 디즈니 유람선을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라고 묘사했다. 다만 이번에 포착된 선박과 동일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들의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비슷한 규모의 호화 요트는 수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 이상에 거래되며, 김 위원장의 길이 29m 프린세스 요트는 과거 약 7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북한 주민 상당수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5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광범위한 강제노동과 만성적인 식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40%가 영양 부족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18일(현지 시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원산 일대에서 길이 50m, 55m, 60m, 80m의 대형 선박 4척이 김 위원장의 별장 주변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보유한 80m 길이의 초호화요트 / 출처=구글 어스 2020년9월13일자 위성사진
BBC는 18일(현지 시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원산 일대에서 길이 50m, 55m, 60m, 80m의 대형 선박 4척이 김 위원장의 별장 주변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보유한 80m 길이의 초호화요트 / 출처=구글 어스 2020년9월13일자 위성사진
강경주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