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를 3584억원에 인수한다. 이 사업부는 방위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로봇과 열관리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방산은 현대로템으로 일원화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부문, 현대모비스 램프·범퍼 사업 매각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4월 16일자 A1, 6면 참조
현대로템은 19일 현대위아의 특수사업부를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특수사업부의 영업 자산과 부채 등 사업 전체다. 특수사업부의 영업가치는 4800억원으로 평가됐는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제외하고 매각해 인수 가격이 시장 전망보다 낮아졌다. 다음달 예정된 현대위아의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분기 안에 거래를 끝낼 계획이다. 인력은 전원 고용승계하기로 했다.
특수사업부는 1976년 현대위아 전신인 기아정공 설립 때부터 이어온 모태 사업이다. K2 전차 120㎜ 주포와 K9 자주포 155㎜ 포신 등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대구경 화포 전문 조직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매각으로 그간 현대위아에서 공급받던 K2 주포를 내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산 분야를 수직계열화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매각을 계기로 열관리·로봇 중심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7월 공작기계 사업도 3400억원에 매각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사업을 OP모빌리티에 6000억원에 넘겼다. 범퍼 사업은 해외 5개 법인을 5000억원대에 매각하기로 하고 부품사 서연이화 등과 협상 중이다. 내연기관 시절 ‘캐시카우’이던 외장 부품을 떼어내고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로보틱스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확보한 재원은 신산업에 투입한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용 액추에이터를 2028년부터 미국에서 연 35만 개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위아도 물류·주차 로봇 매출을 지난해 2500억원에서 2028년 4000억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추가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재편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배터리 시스템 제조 법인 등의 추가 매각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기차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3만 개 이상)의 절반 수준인 만큼 내연기관 부품 사업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