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남부도시 세게드에 있는 비야디(BYD) 승용차 공장 건설 현장.   김우섭 기자
헝가리 남부도시 세게드에 있는 비야디(BYD) 승용차 공장 건설 현장. 김우섭 기자
지난달 16일 찾은 비야디(BYD) 헝가리 세게드 공장의 위용은 압도적이었다. 부지 바깥을 차로 한 바퀴 도는 데만 20여 분이 걸렸다. 막바지 공사를 위해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이 공장은 BYD가 40억유로(약 6조원)를 투입하는 유럽 첫 차량 생산기지다. 생산능력은 연 30만 대로 지난해 BYD의 유럽연합(EU) 판매량인 12만8827대의 약 2.3배에 달한다.

중국 전기차업체의 유럽 생산기지 점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회사별로 부과되는 EU의 관세(최대 45.3%) 장벽을 넘기 위해 유럽에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BYD도 세게드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통해 중국산 차량에 붙는 27.0%의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이 공장에서 BYD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소형 전기차 돌핀 서프와 아토2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업체의 새 공장 건설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스페인 갈리시아에 연 12만 대 규모의 공장을 조성해 2028년 생산에 들어간다. 이렇게 유럽에서 중국 기업이 건설 중이거나 운영할 예정인 자동차 공장은 12곳에 이른다.

유럽 전통 완성차업체의 부진은 중국 기업의 현지화를 돕는 모양새다. 가동률 하락을 견디지 못해 매물로 나온 공장을 중국 기업이 사들이면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닛산 공장이 대표적이다. 2021년 가동률 하락으로 문을 닫은 이 공장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스페인 에브로가 합작 투자해 재가동에 들어갔다. 지리자동차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포드 공장을 유럽 생산거점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포드와 지리차가 각각 66%, 34%의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 투자 방식이다. 2028년부터 연 50만 대의 차량을 지리차와 포드가 나눠 생산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 역시 유럽에서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트로엥 C4 생산 종료가 예정된 스페인 마드리드 비야베르데 공장에 2028년 상반기부터 립모터 차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장 소유권을 스텔란티스와 립모터 합작사인 립모터인터내셔널의 스페인 자회사로 넘기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프랑스 렌 공장에서는 둥펑자동차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킬리안 차바 헝가리자동차협회 회장은 “숙련공과 협력업체까지 갖춘 유럽 내 공장은 중국 기업에 매력적인 진출 거점”이라며 “EU 친환경차 보조금 요건 충족 등을 위해서라도 현지 공장 설립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게드=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