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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에너지 쇼크에 '대러 제재'마저 풀었다
중간선거 앞두고 경유값 급등 부담…푸틴과 손잡나
루비오 "제재 유예 60일간 검토"
러시아 경유 30만t 도입 길 열어
美, 유럽의 러 가스 수입도 추진
우크라·美의회 "무책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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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경유 수출 위한 조치
발효를 이틀 앞두고 있던 이 법은 러시아산 수입품에 최고 500%의 관세를 물리고, 러시아 고위 정부 인사와 금융기관 등을 전면 제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러시아산 석유 등을 구매하는 국가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조치는 치솟은 미국 내 유가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레이엄법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쟁 전인 지난 1월 갤런당 3.5달러이던 미국 경유 소매가는 지난달 평균 6.3달러로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미국과 세계에 좋은 결정”이라고 옹호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17일(현지시간) “제재와 관세 부과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60일간 (제재 유예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조치를 두고 “역사적 순간”이라며 반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SNS에 “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됐다면 미국 경제와 세계 시장에 일차적으로 심각한 타격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공백, 침략자 압박 완화, 푸틴에 대한 금전적 보상 이 모든 게 그가 계속 공격하도록 부추길 뿐”이라며 반발했다. 미국 정계에서도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SNS에 “대통령이 진정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싶다면 푸틴에게 도움을 줄 것이 아니라 이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美, 러의 가스 수출 재개도 원해”
트럼프 행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추가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최근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구매 재개’를 유럽 주요국 및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재개하면 유럽 유권자가 원하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NYT는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가스 수출 재개 시 미국이 중간 과정에서 지분 참여를 요구해 수익의 일부를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동이 중단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 미국 투자자를 참여시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 공급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으로, 제재가 유지되는 한 재가동이 불법이다.
유럽에선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지원 제한 움직임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선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실드’ 사용이 제한됐다. 로이터통신은 “관련 명령이 백악관 내부에서 내려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실드 접근 제한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세르게이 알렉사셴코 네스트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제재 압박을 완화하고 서방의 단결을 약화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