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사진=연합뉴스·블라인드 갈무리
왼쪽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블라인드 삼성전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사진=연합뉴스·블라인드 갈무리
삼성전자 주가가 21만원까지 하락한 가운데 일부 삼성전자 직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가 하락을 반기는 글을 올렸다. 내년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주식으로 받는 만큼,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이유다. 손실을 본 주주들은 해당 글을 보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는 최근 주가 하락을 반기는 글이 여러 건 게재됐다. 직원 A씨는 "제발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라고 언급했다. 직원 B씨는 "디바이스솔루션(DS) 입장에서는 주가가 높아봐야 특별경영성과급(OPI2) 리스크만 커진다"며 "주가가 저점일 때 성과급을 받는 게 낫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블라인드 주식 투자 게시판을 통해 "주식이 내려도 삼성전자 직원들은 연전연승"이라며 "주식 손해는 있더라도 동탄 부동산과 성과급이 급등하면서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말~4월 초 지급 예정인 특별경영성과급 영향으로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개인별 성과급에서 세금·보험료 등을 뺀 금액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받는 식이다.

지급 시점 주가로 주식 수가 정해져 주가가 낮을수록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는다. 세후 성과급이 1억원이라면 주가 25만원일 땐 400주, 20만원일 땐 500주를 받게 된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 주식을 더 많이 받은 직원의 평가이익도 그만큼 많아진다.

반면,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입은 일반 주주들은 직원들의 반응과 달리 절망적인 심정을 밝히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48%(2만2000원) 급락해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당시 고점 37만4500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6만4500원(43.9%) 하락했다.

이에 주주들은 "주주들은 피해를 보는데 공감 능력이 이렇게 없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일부 삼성전자 직원이 "누가 물리래?", "우린 떨어져서 받아야 개꿀이다. 7만원까지 제발 떨어져라"와 같은 조롱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블라인드에서 주주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내 투자금으로 반도체를 팔아 돈을 벌어놓고, 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