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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저층주거지 7곳 '휴먼타운 2.0'…재개발 없이 '내 땅 새집'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 7개 구역(총 25만3874㎡)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이 지난 13일 제18차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중랑구 망우동(127의 37)과 강북구 수유동(522의 31), 성북구 삼선동1가(300), 중구 신당동(432의 173), 강서구 화곡1동(370의 38)·화곡2동(167의 10), 구로구 개봉동(288의 7) 일대다. 이달 2일 지정한 옥인동·명륜3가·망우3동 3곳에 이어 10일 만에 만에 7곳을 추가했다.
휴먼타운 2.0은 기존 골목길과 마을 형태를 지키면서 집주인이 필지 단위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주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이 필요한 곳은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으로 과감히 정비하고, 역사와 생활의 흔적이 남은 저층주거지는 골목과 지형을 살려 가꾸는 '지역 맞춤형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휴먼타운 2.0은 이 가운데 '지키면서 새로 짓는' 모델이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법상 조경과 건폐율, 용적률, 대지 안의 공지, 높이 제한을 구역 여건에 맞춰 완화할 수 있다. 모든 구역이 디자인 가이드라인 충족도에 따라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지형과 용도지역에 따라 건폐율·높이 특례가 구역별로 다르게 붙는다.
눈에 띄는 곳은 개봉동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이 포함돼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300%까지 적용할 수 있어 노후주택 정비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북한산 자락의 수유동 인수봉 숲길마을은 자연경관지구 규제로 건축에 제약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건폐율을 40%에서 최대 60%로, 높이를 16m에서 20m로 완화한다. 다만 고도지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양도성에 인접한 삼선동1가 장수마을은 지구단위계획상 제한된 높이를 국가유산 앙각 규제 범위 안에서 기준의 1.2배까지 풀어준다.
망우동은 1층에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나 소규모 상가를 조성하면 해당 층 건폐율을 60%에서 70%까지 완화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유도한다. 7곳 중 면적이 가장 넓은 화곡1·2동과 신당동은 경사 지형을 살리도록, 지상에 드러나는 지하층을 주차장·비주거 용도로 쓰면 그 부분 건폐율을 60%에서 80%까지 인정한다.
협소한 골목 안쪽 필지에서도 신축·개량이 가능하도록 7개 구역 전체에 공통 특례도 적용한다. 건축선·인접 대지 경계선에서 띄워야 하는 거리를 연립주택은 2m에서 1m로, 다세대주택은 1m에서 0.5m로 줄인다. 옥상 조경을 법정 조경 면적으로 인정하는 비율도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넓혀 좁은 대지의 조경 부담을 덜었다.
건축 규제 특례가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건축계획에 얼마나 반영했는지 평가해 합계 5점 이상이면 조례 용적률의 1.1배, 10점 이상이면 1.2배를 적용한다. 가이드라인은 건축 배치, 외관 디자인, 외부공간 등 12~14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건축주가 배점을 신청하면 건축위원회 심의위원이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예컨대 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의 165㎡(약 50평) 대지는 용적률 산입 연면적 상한이 330㎡인데, 5점 이상이면 363㎡, 10점 이상이면 396㎡로 늘어난다.
특례를 받으려는 건축주는 특례가 필요한 이유와 기대 효과를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건축허가 신청서와 함께 자치구에 내면 된다. 설계 단계에서는 서울시 전문가 자문단 '휴머네이터'의 기획설계와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특례를 받은 건축물은 허가·신고 후 12개월 안에 착공해야 하며, 특별건축구역은 지정 3년 뒤 성과를 평가해 존속 여부를 정한다. 서울시는 지역 여건에 따라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과 건축협정 집중구역 지정도 연계할 방침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세계적인 도시 평가에서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역사·골목 풍경과 미래 경쟁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휴먼타운 2.0은 마을의 옛길과 지형의 가치를 지켜내면서도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혁신 모델"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