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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7조' 수이, '데이터' 3천억대 가치에 인수…눈길 끄는 연쇄창업가 이승윤의 다음 행보
수이, 400억 투자해 '데이터 네트워크' 최대 보유자 됐다
연쇄창업가 이승윤, 래디쉬 5000억 엑시트 이후 '두번째 엑시트'
포세이돈 CSO 겸 의장 맡아 '피지컬 AI' 병목 데이터 수집 진두지휘
연쇄창업가 이승윤, 래디쉬 5000억 엑시트 이후 '두번째 엑시트'
포세이돈 CSO 겸 의장 맡아 '피지컬 AI' 병목 데이터 수집 진두지휘
데이터 네트워크는 지난 6월 지식재산권(IP) 블록체인 프로젝트 ‘스토리(Story)’가 AI 기반 학습 데이터로 영역을 확장하며 재편됐다. 수이 재단은 디엠(Diem·옛 페이스북 코인) 출신들이 결성한 프로젝트로, 시가총액 17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기업이다.
수이는 기업가치 약 3000억원대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 네트워크의 최대 보유자가 됐다. 프로토콜과 토큰 자산이 통째로 수이 생태계에 편입되는 만큼 업계에선 사실상의 인수로 풀이했다. 데이터 체인 역시 수이 네트워크로 흡수된다.
수이가 최대 보유자로 데이터 네트워크를 품으면서 이 의장은 수이의 전략고문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이와 함께 개발사 PIP랩스가 인큐베이팅한 계열사이자 피지컬 AI 프로젝트인 포세이돈의 CSO 겸 의장으로서 로봇이 배울 인간 행동 데이터를 모으는 신사업을 인큐베이팅한다.
수이 대규모 투자 배경은 '출처 증명된 AI 학습 데이터'
이번 수이의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AI 학습 데이터 시장이 있다.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데이터 수집·라벨링 시장이 2030년 약 170억~580억달러(약 24조~8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부분의 AI 연구소들이 인터넷상에 있는 사실상 모든 정보의 학습을 완료하고, AI 경쟁이 로봇 등의 하드웨어 분야로 번지면서 ‘인터넷 밖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예컨대 출근길 블랙박스 영상, 고장을 진단하는 공장 기술자 손, 지방 사투리로 진행된 고객 상담 같은 물리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AI 연구소들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억5000만건 이상의 검증된 데이터 공급처 확보"
수이를 만든 미스틴랩스(Mysten Labs)는 페이스북(현 메타)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디엠에서 나온 팀이다. 분산 시스템 분야에서 업계 최상급으로 꼽히는 엔지니어 조직이기도 하다. 수이 네트워크는 1초 미만의 처리 속도와 1센트 이하 수수료를 실제 운영 환경에서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디지털 자산 중 시총 기준 글로벌 15위권, 약 17조원 규모에 달한다.수이는 지난 2년간 AI 워크로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대용량 파일을 암호화해 저장하는 탈중앙 스토리지 ‘월러스(Walrus)’, 데이터 접근 제어와 검증 가능한 연산 기술 등을 만들어내며 AI 시대를 준비해왔다. 다만 이 같은 인프라 위에서 굴러갈 ‘검증된 데이터’의 공급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이에 수이는 자사 인프라에서 굴러갈 데이터 공급처 확보를 위해 데이터 네트워크와의 전략적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네트워크를 품어 데이터 네트워크가 보유한 2억5000만건 이상의 AI 학습 데이터를 자사 생태계 위에 수혈받는다는 복안이다.
데이터 네트워크가 보유한 AI 학습 데이터의 온체인 레지스트리 ‘트레이스’는 AI학습 데이터가 어디서 왔고, 누가 동의했고, 누가 대가를 받았는지를 기록하는 프로토콜이다.
트레이스 수요 덕에 데이터 네트워크는 현재 하루 평균 300만 건의 영수증을 처리할 정도로 체인 이용 빈도가 급격히 늘었고, 출시 몇 주 만에 체인 수수료 기준으로 상위 2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트레이스에 기록하는 AI용 학습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으로는 세계 최대 자발적 참여형 휴먼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클레드(Kled)를 비롯해 포세이돈의 누모(Numo), 오토(Oto) 등이 있으며 이들 앱은 이미 프론티어 AI 랩과 로보틱스 기업에 데이터를 라이선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이로 흡수되는 데이터 네트워크…무엇이 바뀌나
수이 재단은 데이터 네트워크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해 최대 보유자로 올라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보유 규모는 네트워크의 초기 개발사인 PIP랩스와 DATA 재단 자체 보유분을 넘어선다. 투자에 적용된 데이터 네트워크의 가치는 약 3000억원대다.데이터 네트워크와 트레이스는 수이 스택에 편입된다. 데이터 네트워크는 독립 체인 운영을 종료하고 수이 위에서 작동하는 네이티브 프로토콜로 전환된다. 거래의 대상은 데이터 네트워크의 프로토콜과 토큰 자산이다. 개발사 PIP랩스와 AI 데이터 회사 포세이돈은 거래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존속한다.
수이는 이번 편입으로 AI 학습 데이터를 위한 인프라를 완성한다. 수이와 월러스가 저장·접근 제어·소유권 추적을, 트레이스가 출처·라이선스·정산을 맡는 구조다. 수이는 AI 학습 데이터가 등록·저장·라이선스 되고, 대가가 지급되는 과정을 한 생태계 안에서 처리하는 첫 번째 네트워크가 된다.
DATA 재단 안드레아 무토니 CEO(최고경영자)는 “학습 데이터는 AI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며 “추적 가능하고 이용 권리가 확보된 데이터를 갖추는 일은 데이터 품질의 전제 조건인 동시에 AI 안전성에도 중요한데 우리는 그동안 트레이스를 통해 수억 건의 데이터 자산을 추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이와의 협력을 통해 감사 기록뿐 아니라 암호화된 참조 파일 저장까지 지원하도록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향후에는 AI 모델 평가와 파인튜닝을 위한 완전히 검증 가능한 신뢰 실행 환경(TEE)을 제공할 가능성도 열렸다”고 덧붙였다.
연쇄창업가 이승윤 의장 다음 행보는 '피지컬 AI'
수이가 최대 보유자로 데이터 네트워크를 품으면서 창업자 이승윤은 전략 고문으로 물러난다. 그의 다음 행보는 ‘피지컬 AI’다. 피지컬 AI 데이터 프로젝트 포세이돈의 CSO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사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이다.PIP랩스는 이 의장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데이터 네트워크의 전신인 스토리를 개발한 회사로,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들이 주주로 있다. 포세이돈 역시 PIP랩스가 인큐베이팅한 계열사다.
이 의장은 “우리가 구축한 네트워크에 가장 적합한 기반을 찾은 만큼 수이와 함께 이 네트워크를 AI 데이터 인프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CES에서 “로봇의 챗GPT 순간이 왔다”고 언급하며 거듭 데이터를 ‘병목’으로 짚은 바 있다. 로봇과 자율주행이 학습할 1인칭 행동 데이터는 인터넷에 없고 합성으로 만들 수도 없다. 실제 현장의 사람에게서 동의를 받아 모아야 한다. 반도체가 1차 병목이었다면 실제 인간 행동 데이터가 다음 병목이라는 얘기다.
이 의장이 인큐베이팅하는 포세이돈이 집중하는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a16z로부터 1500만달러 규모 시드 투자를 받았고, 지난 7월엔 3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와 손잡아 한국에서 데이터 수집을 시작했다. 구글 국제사업 총괄 출신 데이비드 리가 참여하고, 이미 글로벌 로보틱스 기업과 프론티어 AI 랩에 데이터셋을 공급하며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다고 한다.
포세이돈이 한국에서 모으는 로봇용 행동 데이터는 수이가 품은 데이터 네트워크의 트레이스를 거쳐 출처가 기록된다. 실리콘밸리 최상급 인프라 위에서 글로벌 AI 연구소들이 한국에서 모은 피지컬 AI 데이터까지 도달하는 중간 통로를 맡게 되는 것이다. 이 의장은 그 사이에서 수이 전략고문으로 데이터 레이어를 다듬고, 포세이돈 CSO로 그 위에 올릴 데이터를 채우며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의장은 “차세대 AI는 공개 웹이 아닌 사람들이 보유한 데이터로 학습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공자의 동의와 출처 정보뿐 아니라, 데이터 제공자에게 대가를 지급할 수단도 필요하다”며 “트레이스는 바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구축됐다”고 말했다.
이승윤 의장은…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 아시아인 최초 ‘옥스퍼드 유니언’ 회장 역임
△’바이라인’ 창업,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로 피벗해 5000억원에 매각
△IP 플랫폼 ‘스토리’ 창업해 a16z 등의 투자 유치, 이후 데이터(DATA) 네트워크로 피벗
△2026년 세계경제포럼(WEF) ‘영 글로벌 리더’ 선정
△2026년 데이터 네트워크 3000억원대 가치에 수이로 매각
△포세이돈 CSO 겸 이사회 의장, 수이 재단 전략고문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