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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혁 "수익성 약해진 철강·저비용항공…구조조정이 기업가치 살려낼 것"
양진혁 삼정KPMG 본부장
중국산 제품·노선 경쟁 등으로
두 업종서 사업재편 자문 늘 것
선제적 조치로 성장 보전해야
중국산 제품·노선 경쟁 등으로
두 업종서 사업재편 자문 늘 것
선제적 조치로 성장 보전해야
양진혁 삼정KPMG 재무자문 2본부장(사진)은 최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고금리와 내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재무 상황이 악화한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항공 산업에 대해 “인건비·유가·환율 부담과 노선 경쟁이 동시에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며 “LCC는 단거리 노선 의존도와 수익 변동성이 높아 노선 효율화, 정비·조업 공동화, 지분 투자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재편 옵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LCC 업계는 사업자가 계속 늘어나며 출혈 경쟁이 심화한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업계 내 사업 재편 움직임도 관측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내년 3월 ‘통합 진에어’로 새롭게 출범한다. 3사가 하나로 통합하면 국적 LCC는 9개에서 7개로 줄어든다.
한편 이스타항공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또 다른 LCC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본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LCC 간 추가적인 통합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철강 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발 공급 확대, 원가 경쟁력 약화 등에 직면해 있다. 수요가 줄어도 설비를 탄력적으로 감축하기 어려워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양 본부장 설명이다. 그는 “철강은 석유화학과 달리 대규모 산업단지 형태로 밀집한 게 아니어서 정부 주도의 사업 재편에 한계가 있다”며 “범용 설비 조정, 자산 통폐합, 고부가·저탄소 제품 전환, 사업부 매각과 전략적 제휴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삼정KPMG 내에서 금융업 및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6년 삼정KPMG에 입사했다. 그가 이끄는 2본부는 중견·중소기업 M&A, 금융사 딜, 회생·워크아웃, 부실채권(NPL) 자문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 트렌드는 ‘사후 회생’ 중심에서 ‘사전적 재무구조 개선’으로 바뀌고 있다. 양 본부장은 “기업은 유동성 위기를 인지한 즉시 단기 자금수지와 사업별 손익을 투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자산 매각, 투자 유치, 워크아웃, 회생 등 복수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토한 뒤 채권단과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실행 가능한 자구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구조조정에서는 완벽한 계획보다 조기 착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기억에 남는 딜로 4년 전 자동차 부품사 D사의 사전적 구조조정을 꼽았다. 그는 “단순한 만기 연장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성장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구조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PEF 포트폴리오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도 강조했다. 그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독자적인 턴어라운드가 어렵다면 회생 M&A, 긴급운영자금(DIP) 금융, 스토킹호스 등 옵션도 조기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사업부 분할 매각, 핵심·비핵심 자산 재배치, 신규 투자자 유치, 채무 재조정, 청산 등 복수의 시나리오를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PEF의 구조조정은 투자 실패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남아 있는 기업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자본 배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올해 M&A 시장에서 ‘성장형 거래’와 ‘구조조정 거래’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양 본부장은 “최근 M&A 시장의 트렌드는 양극화”라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력·에너지, 반도체 등 구조적 성장 분야에 자본이 집중되는 한편 전통 산업에서도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