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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앤 카슨, 수상 소감 묻자 "다들 미쳤네요"
"모두가 조급한 현대사회에서 시가 산문보다 더 유용"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슨은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와의 인터뷰에서 "미쳤죠. 제 생각에는 그들 모두 미친 것 같아요. 믿기 어려운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카슨은 아이슬란드에서 바람 소리를 듣던 중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는 카슨에게 수상 사실을 알렸을 당시 그가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다"며 매우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카슨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강한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손으로 붙잡은 채 질문에 답했다. 그는 "여기서는 바람 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22년 아이슬란드 시민권을 취득한 카슨은 캐나다와 아이슬란드 복수 국적자로, 약 15년 전부터 매년 일정 기간을 아이슬란드에서 보내고 있다.
카슨은 한림원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꽤 더듬거리는 대화였다"며 "그들이 통상적인 질문을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독자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출판사는 그러길 바랄 것"이라며 "책 표지에 스티커가 붙을 텐데, 스티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시와 산문, 소설, 번역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글쓰기로 유명한 카슨은 현대사회에서 시의 역할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시가 산문보다 더 유용할 수 있다"며 "시는 빠르고, 모두가 조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는 기본적으로 간결해서 좋다. 다만 호메로스는 예외"라고 덧붙였다.
스웨덴 한림원은 카슨의 수상 이유에 대해 "고전 전통과 유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현대 문학을 위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카슨은 고전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번역가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학과 신화,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카슨은 2024년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공개했지만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해 시집 '잘못된 규범'을 발표하는 등 창작 활동을 지속해 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