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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철 던지고 욕설까지…美재무부 고위직 줄이탈
서류철 투척·욕설 의혹에 직원들끼리 ‘장관 기분’ 공유…본인은 부인
경제정책 ‘3-3-3’도 목표와 거리…트럼프는 “실패해선 안 된다” 신임
경제정책 ‘3-3-3’도 목표와 거리…트럼프는 “실패해선 안 된다” 신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전·현직 재무부 당국자와 월가 관계자 등 30여명을 취재해 베선트 장관의 업무 방식과 재무부 내부 상황을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업무 처리 속도가 늦거나 언론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고위 참모와 실무자를 가리지 않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장관을 만나기 전 동료에게 그의 기분을 확인하거나 화가 났을 때 대응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베선트 장관이 재무부 청사를 비운 날 안도감을 느꼈다고 WSJ에 전했다.
지난해에는 일일 브리핑 자료의 구성 방식에 화를 내며 서류철을 벽에 던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WSJ에 서류철을 던졌다는 내용을 부인했다. 불리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공보 담당자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업무 추진이 더디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지난 1월에는 존 헐리 당시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과 미네소타주 소말리아계 지역사회의 사기 의혹 조사 문제를 논의하다 고성과 욕설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헐리는 이후 재무부를 떠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미국 대사로 이동했다. 다만 헐리는 퇴임 후 베선트 장관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위한 영리하고 두려움 없는 전사"라고 평가했다.
인사 이탈 규모는 이전 행정부와 비교해 두드러진다. 공공서비스파트너십 집계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 취임 후 지난 8월 말까지 상원 인준을 받은 재무부 당국자 7명이 자리를 떠났다. 과거 4개 행정부의 같은 기간 이탈자는 각각 0∼2명이었다. 최근 발생한 공석 가운데 상원 인준을 거친 인사로 다시 채워진 자리는 한 곳에 그쳤다. 법률 고문과 세제정책, 국내 금융 담당 등 주요 보직도 공석으로 남아 있다.
베선트 장관을 오랫동안 지켜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그의 업무 태도를 "목적과 임무가 있다면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당신의 감정에 관심이 없다. 기분이 상했다면 유감이지만 여기서 나가라"는 식이라고 묘사했다. 배넌은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쉽게 폭발하는 다혈질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재무부와 백악관은 베선트 장관의 강한 업무 방식을 옹호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베선트 장관이 미국 국민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긴박감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그가 재무부 전반에 전문성과 책임감을 정착시켰다고 평가했다.
조직 내부의 갈등이 주목받는 이유는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과 거의 매일 통화하며 물가와 국채 금리, 재정적자 등 주요 현안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WSJ에 "스콧은 실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이 내세운 '3-3-3' 구상은 아직 목표와 거리가 있다. 3-3-3은 2028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하루 원유 생산량을 300만배럴 늘리겠다는 정책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1조8530억달러로 GDP의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간 재정적자 비율도 평균 6.1%에 머물 것으로 예상해 베선트 장관이 제시한 3%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2%로 정책 목표인 3%를 밑돈다.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폭도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이후 하루 100만배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국채 장기금리는 20여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을 확대했지만 시장의 매도 압력을 진정시키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월가의 비판에도 베선트 장관은 자신감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금융시장 관계자들을 "블룸버그 단말기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최근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서는 "이제 내가 판을 쥐고 있다"며 "원한다면 나와 반대로 베팅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