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단지 /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단지 / 사진=연합뉴스
'민간참여 공공주택(민참사업)'의 관급자재(중소기업 제품) 사용 의무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이번 국회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에 오르는 등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성훈 LH 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국정감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중소기업 제품 분리발주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서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LH 등 공공이 토지와 사업 기반을 제공하고, 민간이 사업비를 투자해 설계와 시공, 분양, 하자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수행하는 사업 방식이다. 공동사업 형태의 공공주택이지만, 민간 브랜드로 공급된다. 현 정부에서 LH 직접 시행 물량 대부분이 민참사업으로 진행되면서, 주택 공급의 핵심으로 꼽힌다.

논쟁의 핵심은 민참사업 관급자재 사용 의무화 여부다. 관련 논쟁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한차례 치러졌다. 중소기업계는 올해 초 민참사업의 관급자재 사용 의무화를 정부에 건의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를 논의하기 시작하자 업계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관급자재 적용 확대 문제는 수년 전부터 건설업계와 자재업계 간 의견이 엇갈려 온 사안이다.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라는 정책적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일반 공공공사와 사업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동일한 기준 적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민참 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사업 리스크와 품질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자재 조달 역시 사업관리의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은 공정관리와 품질관리 체계다. 건설사가 분양부터 입주, 하자 관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만큼 자재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재 공급 일정이 시공사의 관리 범위 밖에서 운영될 경우 공기 지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자재 선정권과 품질 책임 주체가 분리될 경우 사업 운영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 문제 역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쟁점이다. 자재 자체의 결함인지 시공 과정의 문제인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재 공급 주체와 시공 주체가 달라질 경우 책임 구분이 복잡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입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민참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 위험을 공동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자재 조달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까지 제한될 경우 사업 추진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적 목적만으로 접근하기보다 사업이 실제 운영되는 현장의 여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민감참여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사업 전 과정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만큼, 자재 조달 체계 변경이 공기, 품질, 하자 관리 및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