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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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 4대 가운데 1대 가까이를 BYD·지리·체리 등 중국계 3개 그룹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BYD는 올해 해외 판매를 70% 넘게 늘리며 테슬라와의 격차를 3만대까지 좁혔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622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증가했다.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합산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5.9%에 그쳤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의 성장 속도가 전체 시장보다 약 4.9배 빠른 셈이다. 전기차 수요의 무게중심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중국 시장 1위는 폭스바겐그룹이었다. 판매량은 82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다만 시장 전체 성장률을 크게 밑돌면서 점유율은 16.4%에서 13.3%로 3.1%포인트 하락했다.

테슬라는 76만3000대를 인도해 2위를 지켰다. 판매량은 20.1%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13.2%에서 12.3%로 0.9%포인트 낮아졌다.

가장 빠르게 치고 올라온 업체는 BYD다. BYD의 중국 외 시장 인도량은 73만3000대로 1년 전보다 76.5% 급증했다. 점유율도 8.6%에서 11.8%로 3.2%포인트 뛰었다.

테슬라와 BYD의 판매량 차이는 3만대, 점유율 차이는 0.5%포인트에 불과하다. 현재 성장 속도가 이어진다면 중국 밖에서도 BYD가 테슬라를 추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BYD는 유럽에서 24만6000대를 인도하며 판매량을 76.5% 늘렸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도 54.7% 성장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남미에서 판매망을 넓히고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한 전략이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해외 월간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른 중국계 업체의 성장 속도는 더 가팔랐다. 지리는 42만대를 판매해 61.8% 성장했고 체리는 26만8000대로 310.1% 급증했다.

BYD·지리·체리 3개 그룹의 중국 외 시장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1∼8월 15.3%에서 올해 22.8%로 7.5%포인트 상승했다.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장악했던 해외 전기차 시장의 4분의 1 가까이를 중국계 3사가 차지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49만9000대를 인도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성장하며 4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 평균 증가율인 28.9%에는 미치지 못해 점유율은 8.5%에서 8.0%로 낮아졌다.

유럽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판매가 늘었지만 북미 인도량이 23.4% 감소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계 업체들이 해외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면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뿐 아니라 BYD·지리 등과의 경쟁에도 직면하게 됐다.

지역별로는 전기차 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인도량은 130만1000대로 77.0% 급증했다. 전체 비중도 15.2%에서 20.9%로 확대됐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81.3% 성장해 비중국 아시아 최대 시장을 유지했다. 인도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도 각각 5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인도량은 331만대로 29.0% 증가하며 중국 외 시장의 절반이 넘는 53.2%를 차지했다. 반면 북미 인도량은 95만4000대로 24.9% 감소했다. 시장 비중도 26.3%에서 15.3%로 11%포인트 급락했다.

미국의 전기차 인도량이 31.4%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하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글로벌 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