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모두의 창업’ 플랫폼이 계약 체결 후 13일 만에 문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운영 시스템 구축 작업을 단기간 추진한 결과 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모두의 창업’ 플랫폼 구축 계약기간은 3월 23일부터 2027년 말까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은 사흘 뒤인 26일 문을 열었다.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해도 개통까지 1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플랫폼 구축은 신한은행이 개발업체와 계약하는 민간 협력 방식으로 추진됐다. 창업진흥원은 계약 체결 전인 3월 5일 업체명을 트리플오스, 사업금액을 14억5000만원으로 명시한 과업 지시서를 신한은행에 전달했다.
보안업계에서는 6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참여하는 플랫폼 계약과 개통 사이의 간격이 이례적으로 짧다고 평가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납품하지 않는 이상 13일 만에 14억원짜리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정도 규모의 개발이라면 최소 6개월 정도는 필요한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맺은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이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업체는 여러 곳”이라며 “특정 업체만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닌데도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개통 전 검증 절차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확인됐다. 창진원은 구 의원실의 통합테스트 결과서 제출 요구에 “테스트는 진행했지만, 별도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창진원이 작성한 과업 지시서에는 주요 기능 개통 전 테스트를 실시하고 통합테스트 결과서를 최종 산출물로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결과서가 없는 이유에 대해 창진원은 해명하지 않고 있다.
정보 유출 사고 이후 플랫폼을 재개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다는 평가다. 구 의원이 창진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창진원이 국내 보안 전문업체를 통한 플랫폼 보안 컨설팅은 7월 16일부터 8월 21일까지 이어졌다. 중기부는 8월 13일 ‘제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보안 컨설팅 종료 하루 전인 20일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는 “컨설팅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바로 신청받았다면 결과를 반영해 수정·보완할 시간이 언제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