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신임 CEO 로히트 프라사드.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보스턴다이내믹스 신임 CEO 로히트 프라사드.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마존에서 음성비서 '알렉사(Alexa)'와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이끈 로히트 프라사드(Rohit Prasad·사진)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고 7일 밝혔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AI)을 키워 온 핵심인물이 로봇 회사 지휘봉을 잡은 셈. 대화하는 AI의 최전선에 있던 그가 이번에는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과제를 맡게 됐다.

알렉사에서 AGI까지, 아마존에서의 궤적

아마존의 생성형 AI 챗봇 '알렉사+' 로고/아마존
아마존의 생성형 AI 챗봇 '알렉사+' 로고/아마존
프라사드 CEO의 이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알렉사다. 2013년 아마존에 합류한 그는 알렉사·디지털 제품 부문 머신러닝 디렉터로 출발해 알렉사 개발 초기부터 AI 전략 수립과 핵심 기술 개발을 맡았다. 2016년 알렉사 부문 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Head Scientist)에 올랐고, 2021년 수석부사장(SVP)으로 승진했다.

그가 알렉사에서 맡은 일은 기술 개발에서 끝나지 않았다. 알렉사가 세계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소비자용 AI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으며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개발자·파트너 생태계로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알렉사 사업 확장을 담당한 조직을 이끌며 대규모 글로벌 사업 운영도 경험했다.

2023년에는 아마존 AGI 조직의 수석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로 자리를 옮겨 파운데이션 모델 제품군 '노바(Nova)' 개발을 총괄했다. 대화형 AI에서 생성형·멀티모달 AI, AGI로 이어지는 기술 변화의 한복판을 거친 셈이다.

연구에서 상용화까지, 레이시온BBN테크놀로지스 14년

1997년 인도 비를라 공과대학교에서 전자·통신공학 학사를 받은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1999년 일리노이 공과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같은 해 레이시온BBN테크놀로지스(Raytheon BBN Technologies)에 입사해 2013년까지 약 14년간 미국 정부와 민간 분야를 위한 머신러닝 연구와 응용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이 시기 기초 연구부터 제품화와 상용화까지 경험의 폭을 넓혔다. 재직 중이던 2008년에는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슬론 경영대학원 이그제큐티브 MBA 과정을 마치며 경영 역량도 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주목한 요소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에서 자동차 제조 작업을 학습하는 아틀라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에서 자동차 제조 작업을 학습하는 아틀라스. 사진=연합뉴스
그의 이력은 AI 기술 개발과 플랫폼 사업에 집중돼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의 AI 역량과 함께 기술을 제품과 플랫폼, 생태계로 키워 낸 사업화 경험에 주목했다. 회사는 그가 기술 개발부터 제품화와 상업화, 생태계 구축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 온 리더라며 이 경험이 로봇 기술을 산업 현장의 가치로 연결하고 지능형 로봇을 상용화하는 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틀라스가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AI 기반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아틀라스가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AI 기반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새 리더십 아래 로봇 기술과 첨단 AI의 결합을 강화해 지능형 로봇의 성능과 활용도를 높이고, 산업 현장 적용과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제조·물류·모빌리티 현장을 시험 무대로 삼아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실행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프라사드 CEO가 오랫동안 보스턴을 기반으로 현지 학계·기술계와 쌓아 온 네트워크도 인재 확보와 기술 협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라사드 CEO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며 로보틱스 산업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시기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첨단 AI와 로봇을 융합해 현실 세계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고, 로봇의 활용 범위를 산업 전반으로 넓혀 피지컬 AI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