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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열 “용인 반도체 산단, 광주 성장 기회로”
AI 스마트도시·첨단산단 추진
중첩규제 합리화 정부에 건의
AI 스마트도시 3만호·첨단산단 조성 정부에 요구
중첩규제 합리화 정부에 건의
AI 스마트도시 3만호·첨단산단 조성 정부에 요구
박관열 경기 광주시장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광주의 산업구조를 바꾸는 기회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현안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통합용수공급사업이다. 총연장 약 47㎞에 이르는 용수관로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27㎞가 광주를 지나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난 50년간 팔당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각종 개발 규제를 받아왔다. 이에 박 시장은 국가 핵심산업인 반도체 육성에는 적극 협조하되, 광주에도 기업과 산업, 일자리 등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9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다. 그는 “반도체 사업을 막자는 것이 아니다”며 “광주가 단순한 용수관로 통과지역이나 희생지역으로 남지 않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만호 AI 스마트도시 추진
광주시는 용수관로 사업과 연계해 정부에 대규모 상생 프로젝트를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광주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배후 자족도시로 키우는 것이다.박 시장은 정부 주도의 인공지능(AI) 스마트 공공주택 3만호 공급을 비롯해 국가산업단지 조성, AI·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과 첨단기업 유치, 범정부 상생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용수관로 경유지역에 대한 국가 지원과 인재 양성·일자리 연계, 팔당호 중첩규제 개선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요구의 초점은 주택 공급과 산업기반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있다. 박 시장은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만나 정부 부동산 공급대책에 포함된 4500호 규모 공공주택지구에 더해 역세권 주변에 2만호 규모 공공주택지구를 추가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첨단기업을 유치할 공공산업단지 조성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주택만 대규모로 공급하면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과 기업, 일자리를 함께 담아 수도권 동남부의 첨단산업 배후 자족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8월 ‘직통광주 시정토론회’에서도 구체적인 산업전략을 논의했다. 3만호 규모 AI 스마트도시와 반도체·첨단산업 배후 강소형 국가산업단지, AI 혁신협력단지, 데이터센터 등을 유치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메가특구 특별법과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와 반도체산업 수혜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협약도 구상하고 있다.
“상수원 지키되 낡은 규제는 바꿔야”
광주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상수원 관련 규제 등으로 산업시설 입지에 제약을 받아왔다. 다만 박 시장은 상수원 보호 원칙 자체를 흔들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상수원 보호는 광주시가 반드시 지켜야 할 대원칙”이라면서도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획일적 규제가 현재의 환경기술과 지역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염총량과 하수처리 능력, 입지와 업종 등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업종과 시설에는 입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합리화하자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용수관로가 지나는 지역부터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시민들과 함께 ‘용인반도체 산단 상생 발전 범시민연대’도 출범시켰다.
박 시장은 “상수원 보호와 지역 발전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환경을 지키면서도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소하천 116㎞에 ‘디지털 트윈’
재난 대응에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다.광주시는 지역 소하천 80곳, 총연장 약 116㎞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 홍수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소하천 단위로는 전국 최초다.
가상공간에 하천을 구현한 뒤 강우량과 강우 지속시간 등을 입력하면 시간대별 유출량과 침수 진행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집중호우가 지나간 뒤 복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침수 위험을 미리 예측해 대응하는 체계다. 광주는 2011년과 2022년 집중호우로 산사태와 도로·주택 침수 등의 피해를 겪었다.
박 시장은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재난 행정의 기준을 사후 복구에서 사전 예측과 예방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출퇴근 2~3시간 시민에게 돌려줄 것”
박 시장은 교통난 해결도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서울과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이 많아 상당수가 매일 오랜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박 시장은 “시민들이 출퇴근에 두세 시간씩 걸린다고 호소한다”며 “이 시간을 시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시정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상습 정체구간의 신호체계와 버스 노선을 개선하고, AI를 활용해 교통 흐름과 도로 안전을 관리할 계획이다. 심야 이동 수요를 조사해 경기도·서울시·운송업체와 심야버스 도입도 협의한다.
경강선 셔틀열차 운행도 코레일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다만 박 시장은 사업이 확정되기 전에는 운행 시기를 먼저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민에게 기대부터 안겨놓고 사업이 늦어지는 행정은 하지 않겠다”며 “협의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고 실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남한산성~천진암 28㎞ 관광벨트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총연장 28㎞의 역사문화 둘레길도 조성한다.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둘레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을 시작으로 해공 신익희 선생 생가와 허난설헌 묘, 습지생태공원, 청석공원, 천진암 등 곳곳에 흩어진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잇는다.
박 시장은 지난 8월 사흘 동안 새벽부터 직접 길을 걸으며 현장을 점검했다. 길이 끊긴 곳과 그늘·식수가 부족한 곳, 차도와 가까워 위험한 구간 등을 확인해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관광정책의 목표는 방문객 수보다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뒀다. 둘레길에 역사문화와 휴식, 음식, 숙박을 연계해 방문객의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길만 만들어 놓으면 관광객이 광주를 스쳐 지나가는 데 그칠 수 있다”며 “걷다가 식사하고 하룻밤 머물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 관광을 지역경제와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시청이 시민 찾아가는 ‘직통행정’”
대표 사례가 직통시장실과 ‘달리는 시장실’이다. 경안시장과 경기광주역 등 시민 왕래가 많은 곳에 거점 시장실을 운영하고, 관용 차량을 개조한 이동시장실로 현장을 직접 찾아간다. 현장에서 민원을 접수하는 것은 물론 정책회의와 현장점검까지 진행하며, 접수된 의견은 처리 과정을 기록해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
박 시장은 “시민이 시청을 찾아다니는 행정이 아니라 시청이 시민을 찾아가는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4년 뒤 받을 평가의 기준으로 거창한 개발사업보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제시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출근길이 조금 빨라졌다’ ‘밤에 집에 돌아가기가 편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당장의 성과보다 광주의 다음 세대가 누릴 산업과 교통, 생활 기반을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정진욱 기자